GS샵, 패션으로 승부…7인의 디자이너와 손잡고 주말 황금시간 파격 편성

입력 2013-08-28 06:59  

'더 컬렉션' '쇼미 더 트렌드'
토크쇼 결합 쇼퍼테인먼트 형식…주방용품 주름잡던 토요일 꿰차

이석태·이승희·홍혜진 등 손잡고 디자이너 브랜드 매출 500억 목표




GS샵은 지난해 ‘트렌드 리더 홈쇼핑’을 선언한 이후 패션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과거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의류는 외환위기 직후 인기를 끌었던 ‘잭필드 3종 세트’처럼 무난한 디자인의 중저가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홈쇼핑의 주력은 어디까지나 주방용품과 식품, 이미용 상품이었다. 하지만 최근 홈쇼핑에 등장하는 의류는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몰라보게 달라졌다. 홈쇼핑사들은 백화점 브랜드를 비롯한 국내 유명 브랜드는 물론 해외 브랜드를 유치하고 자체 브랜드(PB)까지 운영하고 있다.

○정상급 디자이너와 협업

GS샵은 패션 상품을 다변화·고급화하기 위해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손정완 디자이너와 함께 만든 ‘SJ.WANI’를 선보인 데 이어 올 상반기에는 김서룡, 이석태, 이승희, 홍혜진 디자이너의 브랜드를 출시했다. 하반기에는 김석원, 윤원정 디자이너와 협업한 브랜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SJ.WANI’는 출시 첫 방송에서 전 제품, 전 사이즈가 매진되며 1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GS샵 18년 역사상 출시 방송으로는 최대 매출이었다. 이후에도 분당 1억원 매출을 달성하는 등 홈쇼핑 패션의 신기원을 만들어 가고 있다. 방송 때마다 목표치를 50%씩 초과 달성하며 출시 후 지금까지 2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가수 싸이의 옷을 디자인한 것으로 유명한 김서룡 디자이너는 GS샵과 협업해 프리미엄 울 브랜드 ‘SO, WOOL(쏘울)’을 선보였다. 김 디자이너의 옷은 튀지 않으면서 오래 입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석태 디자이너는 ‘아티스트 by 이석태’를 GS샵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아티스트 by 이석태’는 미국 프랑스 등 세계 15개국에 진출한 ‘KAAL E, SUKTAE(칼 이석태)’를 보다 대중적인 형태로 만든 세컨드 브랜드다. 이 디자이너 특유의 참신한 디자인이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승희 디자이너의 여성복 ‘Allete(알레뜨)’, 홍혜진 디자이너의 가죽 전문 브랜드 ‘ROBO(로보)’도 홈쇼핑 시청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부부 디자이너 김석원과 윤원정은 올 가을·겨울 상품을 GS샵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두 디자이너는 ‘로맨틱’과 ‘미니멀’을 주제로 다양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GS샵이 디자이너들과 협업을 강화하는 것은 고가의 명품과 저가의 제조·직매형 의류(SPA·패스트패션)로 양극화한 국내 의류 시장에서 디자이너 브랜드가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디자이너의 개성이 살아 있고 백화점 등 일반적인 유통 매장에서는 쉽게 구입할 수 없다는 희소성이 디자이너 브랜드의 차별화 요소다.

디자이너들 역시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홈쇼핑 업체와 공동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S샵은 올 한 해 디자이너 브랜드로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외 브랜드 확대

GS샵이 유치한 해외 브랜드도 매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가 ‘모르간’이다. GS샵은 2011년부터 ‘모르간’을 국내에서 단독으로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GS샵 히트상품 1위에 오르는 등 2년간 1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에도 GS샵 히트상품 1위는 ‘모르간’이었다.

지난해 2월에는 프랑스 여성복 브랜드 ‘빠뜨리스 브리엘’을 들여와 35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GS샵은 해외 패션 브랜드가 좋은 반응을 얻자 이탈리아의 ‘질리오띠’, 독일의 ‘라우렐’, 영국의 ‘빌리백’ 등을 연이어 들여왔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도 속속 GS샵에 등장하고 있다. ‘크림 바이 미니멈’, ‘스튜디오 보니’, ‘럭스 바이 꼼빠니아’, ‘비키’, ‘베스띠벨리’, ‘비지트인뉴욕’ 등을 판매 중이다.

패션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상품 성격에 맞는 방송 프로그램을 편성, 제작하는 것도 중요하다. GS샵은 고객을 방송에 참여시키고 토크쇼와 코미디의 요소를 더한 ‘쇼퍼테인먼트(쇼핑+엔터테인먼트)’ 형식으로 차별화하고 있다.

GS샵의 대표적인 패션 프로그램은 ‘쇼 미 더 트렌드(Show Me the Trend)’와 ‘더 컬렉션(The Collection)’이다. ‘쇼 미 더 트렌드’는 의류, 핸드백, 구두 등을 소개하며 개성 있는 옷차림을 연출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생방송 중 카카오톡으로 시청자들의 상품평과 질문을 받아 즉각 답변해 준다. 지상파 방송의 인기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토요일밤에 편성됐는데도 시간당 1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다른 프로그램보다 2배 이상 높은 매출이다.

‘더 컬렉션’은 홈쇼핑의 ‘황금 시간대’로 통하는 토요일 오전 8시에 방송된다. 홈쇼핑은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에 주방용품 방송을 편성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GS샵은 이 시간대에 패션 프로그램을 내세웠다. GS샵 관계자는 “간판 쇼핑 호스트인 정윤정과 유난희가 패션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다”며 “그만큼 패션 부문을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의지가 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패션의 도시' 뉴욕·파리 들뜨게 만든 디자이너 브랜드 신상품

글로벌 패션 프로젝트

“지금 바로 뉴욕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GS샵이 지난 2월5일미국 뉴욕 맨해튼 스탠더드호텔에서 봄·여름 패션 쇼케이스(출시 행사)를 열었을 때 현지 백화점 삭스 피프스 애비뉴의 코니 홍 바이어가 내린 평가다. GS샵은 당시 손정완의 ‘SJ. WANI’, 김서룡의 ‘SO, WOOL(쏘울)’, 이승희의 ‘알레뜨’, 홍혜진의 ‘로보 위드 더 스튜디오 케이’ 등 4개 디자이너 브랜드의 신상품을 선보였다. 홈쇼핑사가 해외에서 신상품 공개 행사를 연 것 자체가 이례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현지 패션업계 관계자들의 반응도 호평 일색이었다.

뉴욕 쇼케이스는 GS샵이 진행 중인 ‘글로벌 패션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르 살롱 프랑스 아메리크’ 행사에서 5개 브랜드의 가을·겨울 신상품을 공개했다. 이석태의 ‘아티스트 바이 이석태’, 조성경의 ‘라뚤’이 각기 다른 개성을 뽐내며 다가오는 가을·겨울에 유행할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현지 반응은 뜨거웠다. 프랑스 패션기업 보마누아그룹 모르간 부문의 플로렁스 렌 최고경영자(CEO), 에르브 베일리 모르간 마케팅 총괄 임원, 다비드 부이예 루이비통 아트디렉터, 제랄드 테송 봉마르셰백화점 책임 스타일리스트 등 유럽 패션계를 이끄는 저명인사 100여명이 GS샵의 신상품 출시 행사에 참석했다.

GS샵은 뉴욕 파리와 함께 세계 4대 패션 도시인 밀라노와 런던에서도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글로벌 패션업계에서 GS샵의 인지도를 높이고 해외 패션 기업 및 유명 디자이너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GS샵은 국내 홈쇼핑 업계에서 가장 많은 해외 패션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또 해외 브랜드의 독점 판매권을 얻는 등 패션 부문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S샵은 패션업체 인수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국내에서 팔던 상품을 해외로 수출하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GS샵은 인도 중국 터키 등 6개국에 설립한 합작 홈쇼핑사에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GS샵은 글로벌 패션 프로젝트를 계기로 의류 수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호성 GS샵 영업본부장은 “실력파 디자이너와 협업을 확대하고 해외 유명 브랜드를 유치해 ‘트렌드 리더’의 위상을 굳히겠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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