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으로 행복해지는 세상] (4) 의미 있는 수학적 글쓰기

입력 2013-08-28 14:47   수정 2013-08-28 15:18

<p>개정교과과정에서 의사소통 능력을 강조하고 입학사정관제나 영재원 입시의 변화로 과목 간 통합이나 글쓰기가 수학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하지만 수학적 글쓰기를 단순히 논서술형 평가와 관련짓는 것은 수학적 글쓰기의 의미를 상실하게 만들 수 있다. 수학적 글쓰기는 문제 푸는 과정에서 생각을 설명하거나 주장한다는 좁은 범위의 글쓰기가 아니다. 글쓰기는 무조건 다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유의미한 글쓰기만이 학생들에게 도움이 된다. 사고력을 중요하다고 하여 직관적으로 빤한 것이나 그 유래가 깊은 것을 생각하여 알아내게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아주 버거운 과제가 되고 만다. 예를 들어 “각도가 360도로 나뉘어져 있는 이유를 생각해 보세요” 라는 식의 질문은 아이들에게 좀 황당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숙제처럼 부과되어 흥미도 없이 써내야 하는 글쓰기는 오히려 역효과만을 가져올 뿐이다. 교육적으로 유의미한 칭찬이 어떤 경우에는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 오는 것과 같다. </p><p> </p><p>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든 두려운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글을 쓰는 과정에서 학습을 밀도 있게 하고 사고력을 증진시키게 된다. 글쓰기를 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은 아이와 어떤 관련성이 있는가이다. 예를 들면 각도에 대해서 글쓰기를 할 때 ‘수학 공부를 싫어하던 철수가 180도 바뀌었어.’가 무슨 뜻이냐, 그리고 왜 그런 뜻으로 쓰이느냐와 같은 질문은 아이들이 생활 속에서 친숙하게 답을 구할 있는 문제이며 각도의 의미를 자신의 삶과 연결할 수 있다. </p><p> </p><p>글쓰기와 논술을 선택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특히 초등학생은 아직 사고의 틀이 갖추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부정확한 사고의 틀이 생기면 교정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집에서 엄마가 차근차근 해 주는 글쓰기가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엄마가 글쓰기에 서툴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아이의 생각이나 창의적인 발상에 대해 긍정해주고 인정해 줄 수 있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시작해 보자. 이제 수학 공부에서 글쓰기가 역할을 하는 몇 가지 경우의 예를 보고 소재와 주제를 찾도록 한다. </p><p> </p><p>* 수학 용어와 일상 언어를 연결하기 – 위의 예, “수학적 언어는 하나의 외국어이다.” 그런데 수학적 언어를 일상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더욱 잘 이해할 것이다. </p><p> </p><p>* 수학과 생활을 연결하기 – 예를 들어 각종 단위는 아이들이 마트에 가서 보게 되는 과자, 음료수, 장난감 등의 포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이를 조사하여 학습과 연결하는 것</p><p> </p><p>* 신문 기사, 만화 또는 문학 작품에서 수학 발견하기 – 예를 들어 유가 관련 기사를 통하여 아이들이 수학을 통해서 생활의 현실성을 느낄 수 있고, 수학적 지식을 각종 글에 적용할 수 있게 된다.
</p><p>* 수학 학습 활동 쓰기 – “성냥개비로 정사각형 많이 만들기”의 활동을 하게하고 그것을 글로 쓰게 하면 구체적인 수학 활동은 추상적인 수학의 개념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자칫 수학 활동이 놀이로 끝나버리게 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p><p> </p><p>* 수학사 수학자 관련 글 조사하고 읽고 쓰기 – 예를 들어 “사칙연산의 유래”를 인터넷에서 찾아서 읽고 정리하여 쓰기. 학생들에게 학습의 동기 부여를 하게 되고 수학 기호의 개념을 잘 알게 한다. 한발 더 나가 자신만의 수학 기호를 만들어 보게 하면 수학적 부호가 하나의 약속이라는 것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p><p> </p><p>* 수학 일기 쓰기 – 수학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만난 호기심과 어려움, 알게 된 것, 그리고 알게 된 것에 감정 등을 종합적으로 표현하여 학습자는 자신의 학습 과정을 반성하는 메타인지 능력을 키우고 교사는 학습자의 학습 수준과 감정을 평가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p><p> </p><p>특히, 활동을 통한 수학 수업에서 쓰기는 핵심 학습이 된다. 우선 수업 시작의 생각을 여는 과정에서 해당 주제에 스스로 생각한 바를 써 보게 하면 과제에 집중한다. 과제의 탐구와 해결의 과정에서 활동의 내용이나 알게 된 것 등을 써 봄으로써 실제 활동을 개념과 원리로 포착하게 한다. 또 수학 용어 등을 글로 써서 정의하면 그 과정에서 수학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여러 사람이 같이 활동하고 그에 대한 글쓰기를 하게 되면 그룹 활동을 자신의 것으로 내면화할 수 있고 다시 그것을 바탕으로 심화된 토론으로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p><p> </p><p>쓰기는 수학 학습의 정서적 영역에 좋은 영향을 준다. 수학 공부를 하면서 가진 감정을 쓰게 되면, 학습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물론 학습 스트레스를 해소하게 한다. 그리하여 수학적 경험을 긍정적인 것으로 만들어 수학을 좋아하게 만든다.</p><p> </p><p>쓰기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메타인지를 발전시킨다. 메타인지란 자기 자신을 평가는 것을 말한다. 학생은 자신의 수학적 사고를 사고하게 하여 자신에게 학습 동기를 부여하고 스스로를 평가하게 한다. 이 점은 교사에게 있어서도 학습자의 인지적 정서적 상황을 정확하게 평가하여 학습자의 공부를 더 잘 돕고 발전시킬 수 있게 한다.</p><p> </p><p>하지만 수학적 글쓰기를 할 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수학의 쓰기가 학습자를 곤란한 상황에 밀어 넣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글쓰기란 자신을 그대로 다 드러내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소재나 주제를 정하는 데에도 신중해야 한다. 아이의 생각의 틀을 키워주는 것인지 아니면 아이를 괴롭히는 것인지가 중요하다. 별 볼일 없어 보여도 아이에게 의미가 있는 작은 것부터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표현하도록 배려해야 한다. 또한 아이의 결과에 대해 긍정하고 아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p><p>조경희 < 시매쓰 수학연구소 소장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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