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없고 '타짜'만 남은 증시판…지루한 박스권 장세에 개인투자자 거래 급감

입력 2013-08-28 16:56   수정 2013-08-28 21:19

증시에서 개인투자자의 하루 거래액(매도액+매수액)이 작년 이맘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1년 이상 코스피지수가 1800~2000 사이에서 움직이는 좁은 박스권 장세가 지속돼 개인투자자들이 수익을 거두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미’들이 증시를 떠나면서 과거 외국인 투자자들이 박스권 하단에서 대규모 매수를 한 뒤 상단에서 개인에게 주식을 팔아 차익을 거두던 패턴도 사라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하루 거래액 규모는 이달 들어 7조원대 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26일엔 6조3464억원까지 떨어졌다. 이 규모가 작년 8~9월에는 10조~11조9000억원에 달했다. 올 4월까지만 해도 8조7000억~10조4000억원을 유지했지만 어느 새 7조원이 위협받는 수준이 됐다. 지난 1년 새 개인 거래액 규모가 40% 이상 줄어든 것이다.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살아나지 못하는 것은 지난 6월 외국인 매도 공세 등으로 적잖은 손실을 봐 심리가 위축된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박스권 장세가 이어지면서 상승을 주도하는 주도주마저 사라져 개인투자자들의 눈길을 끌 만한 종목군도 크게 줄었다.

개인들이 증시를 떠나면서 ‘유탄’은 외국인으로 튀었다. 차익실현을 위한 매물을 소화할 ‘개미’들이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와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외국인 보유 주식의 평가손액은 8조8919억원이고 평가손실률은 -2.26%이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증감률(-5.57%)에 비해선 양호한 성적이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도 상당 부분 손실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를 떠나면서 증시판이 외국인과 기관 등 전문적인 ‘타짜’만 남은 모양새가 됐다”며 “과거엔 외국인이 개인투자자에게 차익을 거뒀지만 최근에는 이 같은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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