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경과학 전문가 앤드루 뉴버그와 의사소통 전문가인 마크 로버트 월드먼은 뇌 연구 도중 특별한 현상을 발견했다. 조화롭고 이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 두 개의 뇌신경이 서로 공조를 이루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둘은 이 짧은 순간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세웠고 마침내 ‘연민소통법’을 창안했다. 연민소통의 핵심은 상대방을 밀어내는 마음속의 방어기제를 차단하고 공감과 신뢰감을 자극하는 것이다.
텍사스대 연구진이 연인 86쌍을 분석한 결과 긍정적인 감정언어를 많이 사용한 커플이 훨씬 더 행복하고 교제 기간도 길다는 것을 확인했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다. 긍정적인 소통 방법은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를 부드럽게 만든다.
요즘 소통 문제가 가장 절실한 분야는 정치인 것 같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대화도, 설득도 되지 않는 게 부지기수다. 복지분야나 경제 쪽이 더 그렇다. 돈이 걸려 있는 문제이니 누구도 호락호락하지 않다. 시민이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정책이라도 이를 지혜롭게 추진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로버트 치알디니가 들려주는 ‘한 걸음의 마력’ 사례가 흥미롭다.
도로교통안전위원회에서 나온 사람이 현관문을 두드리고 앞마당에 ‘안전운전’ 표지판을 세워달라고 했다. 집주인들의 17%가 부탁을 들어줬다. 그런데 한 가지 요소를 덧붙였더니 76%가 동의했다. 창문 앞에 작은 표지판을 세워도 되겠냐고 부탁하고 동의를 얻은 뒤 잔디밭에 큰 표지판을 세우는 동의를 아주 쉽게 얻어낸 것이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강조하는 의사소통법은 9가지다. 듣기를 잘해야 하고, 상대 입장을 존중하며, 내 대화법을 바꾸면서 상대의 마음 속에 들어가보는 것이 키포인트다. 또 입장 바꾸기와 대화의 양 조절하기,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것에 초점 두기, 상황과 맥락에 맞도록 말하기, 혼자 떠들지 말기도 중요한 지침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한 시간 내내 자기 말만 늘어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오히려 돌아가서 “아, 오늘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자화자찬을 늘어놓는다. 이런 건 일방적인 언어 폭력이지 소통이 아니다.
어제 대통령이 대기업 회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재계의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 협력을 부탁했다. 회장들은 3분 안팎의 짧은 스피치를 통해 경제회생에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예년 청와대 오찬에선 주로 대통령이 말하고 총수들은 듣는 형식이었는데, 일단 의미있는 변화다. 이런 변화를 ‘한 걸음의 마력’으로 삼아 국정 전반의 소통도 커지길 기대한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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