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7일 하나그린스팩은 정정 합병신고서를 제출했다. 선데이토즈 평가보고서 및 투자위험 요소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두 차례 정정 요구를 받아서다.
정정 신고서에 따르면 하나그린스팩과 선데이토즈의 합병비율은 1:12.7958323에서 1:12.2144696으로 조정됐다. 선데이토즈가 내년 예상 매출을 보수적으로 잡으면서 주당 평가액이 2483원 줄었기 때문. 합병비율 변경으로 합병 신주 물량도 2750만796주에서 2625만1338주로 줄었다.
하나그린스팩은 다음달 13일 열리는 주총에서 주주들로부터 합병 찬성표를 받아내는 유인책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지분율 희석 효과가 줄면 부진한 주가에 대한 주주들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최근 하나그린스팩의 주가가 부진해 합병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날 하나그린스팩의 종가는 4300원. 선데이토즈가 한국거래소 코스닥상장 예비심사에 통과하기 직전인 5월30일 마감가 4305원보다 떨어졌다. 주식매수 청구가인 4340원보다 낮다.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 주주 입장에선 합병에 반대하고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차익을 노릴 수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선데이토즈가 애니팡 이후 이렇다 할 대박 게임을 내놓지 못하면서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매출 의존도는 90%를 넘는다.
해외 진출 리스크도 배경으로 꼽힌다.
정정된 합병신고서에서 선데이토즈는 "해외시장 진출시 주력인 캐주얼게임 이외 장르를 론칭할 경우 운영 경험 부족으로 성장성 및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며 "일본 및 중국에선 캐주얼게임인기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밝혔다.
29일까지 하나그린스팩 최대주주인 유진자산운용(지분 7.70%)은 합병안에 대한 명확한 의견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진자산운용 관계자는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아 입장을 정하기 애매한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과거 스팩의 대주주로 있던 운용사들이 주총에서 반대표를 행사해 합병이 수포로 돌아간 경우가 많았다. 합병 반대와 함께 주식을 털고 나가는 게 이득이란 계산이 작용한 것.
하나그린스팩은 선데이토즈 합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은 M&A를 3년 안에 성공시켜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합병에 실패하면 청산 수순을 밟아야 한다. 하나그린스팩은 오는 11월4일까지 합병 등기를 마쳐야 한다.
하나그린스팩 관계자는 "주총 전까지 주요 주주들과 적극적으로 접촉해 찬성표를 얻어내는데 노력할 것" 이라며 "합병안 통과 이후 주가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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