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욱, 정책금융 개편안 비판…"금융산업·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입력 2013-08-29 17:08   수정 2013-08-30 03:24

<정책금융공사 사장>


진영욱 정책금융공사 사장(사진)이 금융위원회가 지난 27일 발표한 정책금융 개편안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진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정책공사 기자실에 들러 “이런 작업(정책금융 개편)이 왜 이뤄졌는지, 왜 이 마당에 이런 일을 하는지, 이게 우리 금융산업과 경제에 무슨 도움이 될지 와 닿지 않는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산업은행에 내년 7월 통합될 대상기관이자 금융위원회 산하기관의 최고경영자가 정부의 개편안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산은과의 재통합 방침과 관련, 진 사장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도대체 뭐가 달라진 것인지, 현 체제가 비효율적이라는데 뭐가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딱 집어내지도 못하고 있다”며 “이런 부분이 국회에서 더 논의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산은 민영화를 중단하고 정책금융 컨트롤타워로 만들기로 한 데 대해서도 “옳지 않은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산은이 대기업 구조조정 등 정책금융 경험이 많으니 컨트롤타워로 합친다는데, 대기업 구조조정이 무슨 정책금융이냐”며 “대기업 구조조정이야말로 전형적인 커머셜(상업) 금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산은 민영화는 시기의 문제이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 대표로 나갈 수 있는 곳은 산은밖에 없다. 60년 동안 정부 은행으로 있었으면 나가는 게 맞지 않나”고 반문했다. 그는 다만 “옳지 않은 방향이라도 ‘곧 사라질 기관’이라는 상태가 오래가는 것보다는 낫다”며 “국회 논의를 거쳐 정책금융 체계 개편이 마무리되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거취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해 자리에 연연할 뜻이 없음을 내비쳤다.

금융위는 진 사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부글부글’하는 분위기다. 금융위 핵심 관계자는 “정책금융기관의 장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금융감독원을 쪼개 금융소비자보호원을 설립하는 데 대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대놓고 반발하고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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