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의 발권력 남용 쌈짓돈처럼 사용" 비판
한국은행이 수출입은행에 추가 출자를 검토 중이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예산이 부족한 정부가 한은에 출자 부담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물가 및 금융시장 안정에만 쓰여야 하는 한은의 발권력을 정부가 너무 쉽게 사용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9일 “한은이 기존 수출입은행 지분 16.1%에 더해 추가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8일 발표한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 선진화 방안’에서 2017년까지 수출입은행에 1조8000억원을 추가 출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자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와 기재부 등은 한은에 수은 지분 16.1%를 갖고 있는 만큼 추가 출자분 1조8000억원 중 20%가량을 부담해 달라고 요청해 놓고 있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예산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한은의 발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은의 발권력은 물가 및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가 예산의 일부인 것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자본 없이 만들어진 무자본 특수법인이다. 한은의 연간 예산도 정부가 금액만 정해줄 뿐, 한은이 직접 돈을 찍어 조달한다. 다른 곳에 지분을 출자하더라도 화폐를 찍어내야 한다.
정부가 한은에 손을 내민 것은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달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은의 발권력을 사용했다. 한은이 정책금융공사에 낮은 금리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정책금융공사는 금리 차이를 통해 3500억원을 신용보증기금에 출연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은이 공급해야 할 유동성은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돈은 특정 기업의 회사채 인수에 쓰일 예정이어서 한은의 참여가 타당한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작년에도 그런 적이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판매하는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즉 적격대출의 재원 마련을 위해 한은은 1350억원을 출자했다. 가계부채 대책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한은이 직접 나설 만큼 시급한 사안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부실 가능성이 높은 몇몇 기업의 회사채를 사주거나 특정 기업의 해외 플랜트 수주를 위해 한은이 돈을 대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은도 정부의 요청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한은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한은 관계자는 “복지 공약에 쓸 돈이 필요한 정부가 한은에 손을 내미는 경우가 더 많아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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