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에 손 벌리는 정부…靑·기재부, 수출입銀에 추가 출자 요청

입력 2013-08-29 17:14   수정 2013-08-30 03:04

플랜트 수주 재원이라지만
"한은의 발권력 남용 쌈짓돈처럼 사용" 비판



한국은행이 수출입은행에 추가 출자를 검토 중이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예산이 부족한 정부가 한은에 출자 부담을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물가 및 금융시장 안정에만 쓰여야 하는 한은의 발권력을 정부가 너무 쉽게 사용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9일 “한은이 기존 수출입은행 지분 16.1%에 더해 추가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8일 발표한 ‘해외 건설·플랜트 수주 선진화 방안’에서 2017년까지 수출입은행에 1조8000억원을 추가 출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자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와 기재부 등은 한은에 수은 지분 16.1%를 갖고 있는 만큼 추가 출자분 1조8000억원 중 20%가량을 부담해 달라고 요청해 놓고 있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예산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한은의 발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은의 발권력은 물가 및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도 정부가 예산의 일부인 것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자본 없이 만들어진 무자본 특수법인이다. 한은의 연간 예산도 정부가 금액만 정해줄 뿐, 한은이 직접 돈을 찍어 조달한다. 다른 곳에 지분을 출자하더라도 화폐를 찍어내야 한다.

정부가 한은에 손을 내민 것은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달 회사채 시장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한은의 발권력을 사용했다. 한은이 정책금융공사에 낮은 금리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정책금융공사는 금리 차이를 통해 3500억원을 신용보증기금에 출연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은이 공급해야 할 유동성은 5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돈은 특정 기업의 회사채 인수에 쓰일 예정이어서 한은의 참여가 타당한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작년에도 그런 적이 있다. 주택금융공사가 판매하는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즉 적격대출의 재원 마련을 위해 한은은 1350억원을 출자했다. 가계부채 대책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한은이 직접 나설 만큼 시급한 사안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금융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부실 가능성이 높은 몇몇 기업의 회사채를 사주거나 특정 기업의 해외 플랜트 수주를 위해 한은이 돈을 대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은도 정부의 요청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한은 설립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한은 관계자는 “복지 공약에 쓸 돈이 필요한 정부가 한은에 손을 내미는 경우가 더 많아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화제] 급등주 자동 검색기 '정식 버전' 드디어 배포 시작
▶[은행이자보다 3배 수익으로 알려진 호텔식 별장]




박진영, 美서 '적자'나더니 99억을…충격
女배우, 알몸으로 '성인영화' 촬영하다 그만
고영욱, 10대 女 성폭행 후 어머니가…눈물
미혼女에 '혼전 성관계' 묻자 대답이…반전
최다니엘, 비앙카에 '대마초' 팔더니 결국…



[한국경제 구독신청] [온라인 기사구매] [한국경제 모바일 서비스]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