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 인구 급증한 배경 알아 봤더니 … 도시 떠나 귀농 열기 '확산'

입력 2013-08-30 15:26  


치열하고 숨막히는 도시생활에 지칠 때면 푸른 숲과 흙냄새가 나는 고향이 그리워진다.

지난 26일 방문한 ‘MBC 귀농 아카데미’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귀농의 꿈을 품은 수강생들로 북적였다. 청강생을 포함해 60여명이 강의실을 채웠다. 수강 정원은 40명.

수강생 대다수가 50~60대 장년층이었다. 30대 부부와 청년, 80대 노인도 눈에 띄었다.

오전 7시부터 시작한 수업은 마치 수능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을 연상케 했다. 수강생들은 발표 자료에 눈을 떼지 않고, 열심히 필기를 했다. 수업 중간 궁금한 점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손을 들어 질문을 하기도 했다. 질문 공세는 쉬는 시간까지 이어지며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수강생인 황권영 씨(39)는 "지난해까지 자영업을 하다 정리를 하고 귀농을 결심했다. 제주도에 임야를 개발해 올 가을부터 무 농사를 지을 생각이다. 콩 농사도 계획하고 있다"고 귀농 계획을 밝혔다.

새댁 수강생인 최연순 씨(38)는 "남편 의견에 따라 함께 고창으로 내려가 농사를 짓기로 했다" 며 "수업에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2010년 이후 귀농을 택하는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통계에 따르면 귀농 가구는 2002년 769가구에서 2010년 3000가구에 이어 2011년부터 1만 가구를 넘고 있다.

지난해 6월 도시 생활을 접고 전남 장성군으로 귀농한 이모 씨(49)는 "전원생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던 차에 조그만 텃밭을 가꾸며 직접 재배한 유기농 야채를 먹을 수 있는 꿈을 이뤄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근에 명문고도 있어 자녀교육에도 문제가 없다고 자랑했다.

나주시 노안면에서 8년째 귀농생활을 하고 있는 김경호 씨(41)는 무항생제 양계장과 유기농 쌀 재배로 연간 매출 1억 원, 순익 4000만 원을 올리고 있다. 김 씨는 "집과 논이 있는 처가마을을 귀농지로 결정하는 현실적 선택으로 초기부터 안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귀농민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8월29일 귀농·귀촌인이 겪는 가장 큰 문제인 정보 부족과 초기 정착을 위한 주택·농지 문제, 지역민과의 갈등에 주안점을 둔 '귀농·귀촌 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귀농·귀촌인들의 정보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귀농·귀촌종합센터가 확대된다. 종합센터는 귀농·귀촌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일자리, 전국 빈집 현황, 임차농지 정도 등도 제공한다.

매년 두 개의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도 건립키로 했다.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는 귀농 희망자가 1,2년 동안 가족과 함께 체류하며 농촌을 이해하고 창업과정을 실습하는 공간이다.

귀농,귀촌인들의 창업을 활성화 하기 위한 창업·주택자금의 융자조건도 완화했다. 농림식품부는 지난 7월부터 다른 정책자금을 받은 경우에도 최고 2억4000만 원까지 창업·주택자금 융자사업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했다. 한경닷컴 채상우 기자 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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