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버스데이' 맞은 김문수 지사, 버스 타고 토크콘서트

입력 2013-08-30 17:39  

서울 청계광장서 수원역까지 도민 25명과 대중교통 주제 토론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9일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과 버스를 타고 수도권 대중교통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이색 토크콘서트를 가졌다.

경기도가 도민과의 다양한 소통을 하고자 개최한 토크콘서트 ‘해피버스데이(Happy Bus Day)’는 개그맨 박준형 씨의 진행으로 이날 오후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시동을 걸었다.

앞서 도는 지난 8월 10일까지 경기도 홈페이지(gg.go.kr)에서 경기도와 서울 간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참가접수를 받고, 25명의 ‘해피버스데이(Happy Bus Day)’ 신청자를 선발했다.

토크콘서트는 서울에서 경기도로 퇴근하는 시민 21명을 태우고, 서울 청계광장을 출발해 수원역까지 이동하는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 1부 몸풀기 퀴즈게임, 2부 교통 관련 사연 및 출연자 발언대 ‘할 말 있어요’, 경기도 교통정책 ‘이것이 알고 싶다’ 등이 펼쳐졌으며, 3부는 출연자 지인들의 영상편지 및 소감 등이 이어졌다.

김문수 지사와 버스 탑승객들은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 이색 토크콘서트에 걸맞게 다양한 의견으로 수도권 대중교통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사항 등을 토론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그간 시민들이 서울로 출퇴근하며 대중교통으로 인해 겪은 불편사항, 대중교통 이용자 모두에게 바라는 기본질서, 경기도 교통혼잡 개선을 위한 대책 등과 더불어 경기도에 바라는 개선사항 등이 언급됐다.

먼저 교통관련 사연으로는 버스 퇴근길에서 이상형을 발견한 박천인 씨, 출산 후 찐 살로 임산부로 오해받아 자리를 양보받은 최윤정 씨, 버스를 타고 이동 중 배탈로 고생한 이용일 씨, 버스 안에서 어린이와 빵으로 친구가 된 허난형 씨 사연 등이 소개돼 승객들을 박장대소하게 했다.

그런가 하면 따끔한 질타도 있었다. 임신 9개월에 접어든 엘살바도르 출신의 전클라우디아 씨는 현재 수원에서 거주하고 있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전 씨는 “버스를 이용하는 출근시간대 항상 빈 자리가 없어 임산부 입장에서 너무 힘들다.

임산부를 보고도 갑자기 피곤한 듯 자는척하는 사람들 보면 쓴웃음이 난다. 임산부 표시가 달린 가방을 보면 양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직 매너 면에서 부족한 것 같다”며 임산부에 대한 작은 배려를 호소했다.

안산에 거주하는 유이진 씨는 “대중교통 이용 시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대에 남자들 입장에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오해할 행동은 조심해줬으면 좋겠다”며 “여자들이 오해하는 경우도 있지만, 남자들이 조심할 필요도 있다.

서로 양보하는 마음으로 배려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문수 지사는 “부천 1호선은 ‘지옥철’로 불린다. 부천시민들 중 아이를 낳으면 출퇴근이 힘들어 직장 근처로 이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자들은 대중교통 이용 시 어쩔 수 없는 스킨십에 무딘 반면 여성들 대부분은 모르는 사람과의 스킨십을 싫어한다. 이런 이유로 스트레스 받고 이사도 한다. 그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출퇴근 시간대 ‘콩나물시루’ 대중교통 이용이 불가피한 여성들은 이런 이유로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부천 대중교통과 관련 인천 1호선 지하철 복선전철 탄생 비화를 밝히며, 경기도 대중교통의 현실과 더불어 향후 수도권 대중교통의 개선책이 될 GTX의 진행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1호선 지하철 인천행은 용산, 영등포 등 서울시내로 진입하는 인천시민과 경기도민을 위해 이용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역 등 환승역까지 정차 횟수를 대폭 줄인 ‘급행열차’가 시간대별로 운행되고 있다.

급행열차는 줄어든 정차횟수로 15~20분이 단축되는 장점이 있지만, 여전히 붐벼 많은 이용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김 지사는 “수도권 지하철은 물론이고, 경부고속도로는 ‘경부주차장’이란 불명예를 갖고 있다. 그래서 GTX가 수도권에 꼭 필요하다”며 “경기도 넓이가 서울의 17배에 달한다. 반면 지하철만 봐도 9호선까지 있는 서울지하철에 비해 경기도 지하철노선은 현저히 적다”고 말을 이었다.

김 지사는 “수도권, 경기도의 교통이 혼잡한 이유는 많은 인구와 넓은 땅에도 있지만, 과거 도시계획의 잘못에 있다”며 “도시계획은 일자리와 주거가 공존해야 현재와 같은 교통대란이 없는데, 박정희 대통령 이후 대부분의 공약이 주택 200만호 건설이었다. 그간 주택건설에 치중했기 때문에 일과 주거가 나눠져 이동에도 혼란이 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경기도와 서울 간 교통혼잡 해결과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도민들을 위해 하루빨리 완공돼야 하는 것이 바로 GTX”라며 “현재 동탄과 수서를 연결하는 A노선을 진행 중이다. 3개 노선이 동시에 완성되면 좋지만, 예산과 행정 문제 등으로 어렵다. 단계별이라도 시간을 앞당겨 완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TX는 수도권광역급행열차로 철도, 교통, 토목, 도시계획 등 전문가들의 의견과 한국의 세계적인 기술이 집약된 신교통수단이다. 지면과 40m 이상 떨어진 깊이의 지하터널로 통행해 건물 흔들림이나 소음 등이 없고, 정차역도 일반열차 역은 1~2km 간격인 반면 GTX역은 10km, KTX역은 100km 간격으로 위치하기 때문에 이동시 시간단축이 용이하다.

앞서 도는 그간 경기도민 여론조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한 결과 ‘철도, 버스, 택시부족 등 교통개선을 원한다’는 의견이 가장 높게 나타남에 따라 버스환승 할인, GTX건설 등 다양한 해결책을 도모해왔다.

이날 김 지사는 “경기도의 교통과 집, 일자리가 해결되려면 순환고속도로 및 철도, 이중 가장 효과적인 GTX가 해결돼야 한다. 특히 문제점을 알고도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부가적으로 발생되는 행정적 문제들과 예산 때문에 결과가 더뎌질 때 마음 아프다”며 “얼마 전 완성된 사당역 쉘터 설치과정이 그중 하나였다. 관할분야, 행정구역, 담당자 변경 등 여러 가지 이유로 6년이나 소비돼 도지사로서 너무 죄송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경기도에 대한 5글자 토크에서 “늘사랑해요”라고 답한 김 지사는 “남편이 아내에게, 엄마가 아들에게 보내는 영상편지를 보니 간절하고 따뜻한 사랑하는 마음들이 고스란히 느껴졌다”며 “출퇴근 교통혼잡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일상에 지치고 힘들어도 여러분의 가족에 대한, 서로를 사랑하는 따뜻한 마음을 생각하며, 늘 가족과 같은 따뜻한 시간되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해피버스데이’ 첫 생방송은 경기도 소셜방송 ‘라이브 경기(live.gg.go.kr)’를 통해 생중계됐으며, 다시보기는 소셜방송 라이브경기 홈페이지에서 시청할 수 있다.

버스토크콘서트는 생중계와 더불어 일반 시청자들도 SNS 등 실시간 댓글로 궁금한 사항이나 각종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기획콘텐츠로 제작됐다. 또 토크콘서트 현장에 직접 참석 못한 신청자들의 의견도 사전영상으로 제작돼 더욱 다양한 의견과 건의사항이 제시됐다.

이날 ‘해피버스’의 첫 시동을 건 김 지사는 “수도권 대중교통문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기도민들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 가운데 하나로 손꼽는 것이 바로 교통인 만큼, 실제 현장에서 도민과의 다양한 소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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