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생선

입력 2013-08-30 18:05   수정 2013-08-31 01:56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지난 7월 개봉했던 영화 ‘슈퍼피쉬-끝없는 여정’은 그저 먹거리로만 생각하기 쉬운 물고기가 인류의 삶과 역사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집중 조명한 작품이었다. 인간과 물고기가 때로는 사투를 벌이고 때로는 공존하는 지구촌 곳곳의 삶도 담았다. 지난해 KBS가 방영한 다큐멘터리를 영화로 만든 것으로 물고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는 게 관객들의 반응이었다.

학자들 중에는 생선이 없었다면 지금의 인류는 존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는 이가 적지 않다. 인간의 뇌가 지금처럼 커지는 데는 다량의 동물성 단백질이 필요했는데 이게 물고기 덕분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지구 곳곳에 퍼져나가게 된 것 역시 물이 있는 곳이라면 쉽게 잡을 수 있던 생선 때문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성경의 오병이어 이야기만 봐도 생선이 얼마나 중요한 식량자원이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최근 방한한 세계적 고고학자 브라이언 페이건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지금도 26억명의 인구가 바다에 의존해 살고 인간이 섭취하는 동물성 단백질의 17%를 수산물에서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식량부족 국가에서는 이 비율이 24%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생선이 아직도 인류 생존에 절대적 역할을 하는 지역이 많다는 얘기다. 그는 “물고기 없이는 인류의 미래도 없다”며 어족자원 고갈을 경고하기도 했다.

방사능 공포로 생선 소비가 급격히 줄고 있다는 소식이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매일 300t가량의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쏟아져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롯데마트의 경우 8월 초~25일까지 수산물 매출이 전년보다 18.3% 줄었다고 한다. 특히 명태(60%) 고등어(29.3%) 갈치(11.7%) 등 일본과 가까운 동해나 남해에서 잡히는 어종 판매가 직격탄을 맞았다는 것이다. 대형마트나 음식점 중에는 자체 방사능 측정기로 손님을 안심시키려는 곳이 속속 등장할 정도다.

식약처는 일본산 수산물에는 훨씬 강화된 방사능 기준을 적용해 사실상 전수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슘의 경우 ㎏당 100배크렐 이내가 기준으로 미국(1000배크렐), 유럽연합(500배크렐)보다 훨씬 까다롭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당 370배크렐을 1년 내내 섭취해도 전신 CT를 찍을 때 노출되는 방사선량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한다.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각종 ‘괴담’까지 나돌고 있어 당장 정상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긴 참치를 많이 먹으면 수은 중독에 걸린다는 소문이 파다했던 적도 있었다. 황당한 이야기들이지만 이런 소문이나 괴담들이 그나마 어족자원 보존에는 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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