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복 < 생명보험협회장 gbkim@klia.or.kr >
요즘 ‘꽃보다 할배’라는 프로그램이 화제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법한 연륜 지긋하신 4명의 70대 원로 배우와 일명 ‘짐꾼’으로 등장하는 40대 배우 이서진의 여행기를 담은 예능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그들이 해외여행을 하면서 체력의 한계를 이겨내며 좌충우돌하는 에피소드를 꾸밈 없이 담아서인지 나도 모르게 유쾌하게 웃곤 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고령의 연배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에게 끊임없는 웃음과 감동을 주는 출연진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대단하고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꽃보다 할배’의 원로 배우들처럼 한 분야에서 오랜 시간 활동한다는 것이 어찌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결과이겠는가? 그 이면에는 수많은 도전과 좌절, 그리고 어쩌면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많은 인고의 시간들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또 그 부단한 담금질의 결과로 우리가 화면에서 그들의 유쾌하고 밝은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아닌가?
하지만 최근 우리 사회를 보면 대단히 소중한 것을 너무 쉽게 포기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각자가 처한 상황과 이유는 각기 다르겠지만 이러한 풍조는 개인과 가정의 근간을 흔들리게 하는 것은 물론, 거시적으로는 사회적 활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그 심각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예를 들면 청년 구직 단념자가 5만명을 돌파했고, 생을 스스로 포기하는 사람들이 나날이 늘어나면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의사결정이 순간적인 감정이나 섣부른 판단에서 비롯되진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진지하고 꾸준한 노력은 잊은 채, 당장의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난 안돼… 이미 늦었어”라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앞선 것은 아니었을까?
모죽(毛竹)이라는 대나무는 씨를 뿌리고 5년 동안 작은 순(筍)만 나올 뿐 별다른 변화가 없으나, 그 이후에는 하루에 60~70㎝씩 빠른 속도로 자라나 그 높이가 30m까지 성장한다고 한다. 모죽에게 5년이라는 시간은 자라지 않은 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준비의 시간인 것이다. 만약 당장 대나무가 자라지 않는다고 없애버리기라도 한다면 모죽의 장대한 모습을 결코 볼 수 없을 것이다. 바로 그 나름의 인고의 시간을 거쳐야만 비로소 온전한 대나무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한낱 나무에도 이러한 섭리가 있거늘 하물며 사람이야 어떻겠는가? 성급한 포기보다는 목표한 분야에서 끈기 있는 노력을 기울이는 긍정적인 사회로의 변화. 지금 우리에게는 ‘꽃보다 할배’와 같은 아름다운 도전이 필요한 시기다.
김규복 < 생명보험협회장 gbkim@klia.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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