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투, 新구조화금융 접목해 헐값 매각 막아
이 기사는 09월02일(06:0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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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을지로 파인애비뉴가 오피스 빌딩 중 올 들어 가장 비싼 가격에 팔렸다. 그동안 매각에 어려움을 겪었던 파인애비뉴가 최고가 매각에 성공한 데는 새로운 구조화금융을 접목시켜 시간을 벌어준 신한금융투자가 한 몫을 했다는 평가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달 말 파인애비뉴 B동 인수대금 4760억원을 매각측인 킴스아이앤디에 지급 완료하고 빌딩을 최종 인수했다.
을지로 2가에 위치한 파인애비뉴는 두산중공업이 시공사로 2011년 말 준공했으며 지하 6층 지상 25층의 쌍둥이 빌딩이다. A동의 경우 2011년 미래에셋이 3400억원에 매입했고 이번에 B동을 코람코가 산 것이다. B동엔 한솔그룹과 메리츠증권, 레드캡 등이 입주해있다.
파인애비뉴 B동의 3.3㎡(1평)당 매각가격은 2450만원으로 올들어 가장 높은 가격이다. 지난 4월 3.3㎡당 매각가 2360만원을 찍은 대우건설 신문로 사옥 기록을 갈아치웠다.
딜로이트안진 주관으로 진행한 이번 매각은 총 대금 4760억원 중 2710억원을 새마을금고와 은행, 보험사 등으로부터 대출받았고 나머지는 우선주와 보통주를 섞는 형태로 구성됐다. 보통주는 매각측 시행사인 킴스에이앤디가 후순위로 300억원을 대고 코람코가 100억원을 넣었다. 우선주엔 사학연금과 증권금융 등을 끌어들였다.
IB업계 관계자는 "파인애비뉴 B동 매각사례는 난항을 겪었던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매각쪽 희망가격까지 충족시켰다는 점에서 오피스빌딩 매각방식의 또다른 표본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올초 진행된 매각 전 리파이낸싱이 꼬였던 실타래를 풀게한 결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시행사인 킴스에이앤디는 시공사 두산중공업의 공사비 잔금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제이알자산관리에 빌딩을 매각하려했지만 가격이 맞지 않아 불발됐다.
이때 새로운 리파이낸싱을 제안한 곳이 신한금융투자다. 신한금융투자는 '매매계약 조건부 대출'이라는 방식으로 3410억원을 조달해 킴스에이앤디에 급한 불을 꺼줬다. 표면적으로는 유동화전문회사(SPC)를 세워 킴스에이앤디로부터 파인애비뉴를 인수하는 형태를 띠면서 사실상 대출 형태로 구조를 짠 것. 신한금융투자가 후순위 대출 200억원을 깔아주면서 투자자 모집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단, 9월 2일까지 제 3자에게 매각하지 않으면 대주단이 그대로 인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킴스에이앤디는 시간을 벌어 싼 값으로 매각하지 않아도 되고, 대주단은 일정기간 대출금리를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만약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파인애비뉴 주주가 될 수 있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었기 때문에 투자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던 것.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오피스빌딩 파이낸싱에 매매계약 조건부 대출이란 방식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시간에 ?겨 헐값 매각을 해야하는 부동산의 경우 이 같은 구조를 짜면 자금조달에 숨통을 틀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수정/윤아영 기자 agatha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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