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6개월 촉박한 일정도 문제
내년 2월로 예정된 금 거래소 개설 일정에 비상이 걸렸다. 금 실물을 중개할 증권사와 선물회사들이 시장 활성화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전산투자 등 비용 부담이 크다며 뒷짐을 지고 있어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코스콤, 예탁결제원 등이 중심이 된 ‘금 거래소 설립 태스크포스(TF)팀’이 지난달 구성됐다. 여기에 삼성증권 KDB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대신증권 KB투자증권 유진선물 우리선물 등 8개 증권·선물사가 추가로 참여했다. 연내 모의 거래시장을 열고 내년 2월 공식 출범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중개업무를 맡을 금융투자회사들이 전산투자를 미루는 등 회의적인 반응이다. 귀금속업체 등 금 실물 사업자의 경우 실물업자 주문만 수탁할 수 있고, 은행들은 아예 중개 업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증권·선물사들이 적극 나서지 않으면 금 거래 시장이 활성화되기 어렵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깊어지는 불황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판국에 성공을 확신하기 어려운 신사업에 투자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며 “다만 정부가 주도하고 있어 어떻게 해야 할지 난처하다”고 말했다. 선물회사 관계자는 “금 거래 시장은 주식처럼 반복 매매가 일어나지 않아 수수료 수입이 적을 것”이라며 “일단은 상황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 7월 금 매매 때의 탈세를 막겠다며 내년 초 금 현물 거래소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연간 4조~5조원으로 추산되는 금 거래 때의 탈세를 막겠다는 복안이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금 현물 거래소가 설립된 곳은 중국과 터키밖에 없고, 선진국들은 예외 없이 금 선물 시장 위주여서 발표 당시에도 일부 우려를 낳았다.
촉박한 금 거래소 설립 일정 역시 TF팀의 애를 태우고 있다. 금 거래소 설립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의는 2007년부터 있었다. 구체화된 것은 국회 요구로 지난 6월 금융위원회가 ‘금 현물시장 개설을 위한 TF’를 만든 뒤다. 불과 6개월여 만에 새 거래시장을 출범해야 하는 것이다. 공도현 한국거래소 금시장준비팀장은 “당장 대규모 전산투자가 필요한데 입찰 공고와 같은 세부 절차를 밟을 경우 1년으로도 부족할 것”이라며 “연내 모의시장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산 개발 범위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금 거래소를 활성화하기 위해 거래세는 면제하되 금 현물을 인출할 때는 10%의 부가세를 징수하기로 했다. 현재 ‘장롱 금’으로 불리는 개인들의 금 보유량은 총 700t 안팎으로, 한국은행 금 보유량(104t)의 7배 수준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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