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증권사 취업문은 ‘바늘구멍’이다. 주식 거래 감소로 증권업계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면서 증권사들이 대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줄이고 있어서다. 우리투자증권, KB투자증권 등은 하반기 채용 일정을 아직 잡지 못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아예 올해 채용 계획이 없다. 꼭 필요한 인력만 경력으로 뽑겠다는 증권사도 있다.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증권사의 총 임직원은 4만1246명.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00명 정도 줄었다. 신입사원 채용이 몇 년째 지지부진한 탓에 전체 임직원 숫자가 줄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설명이다.
증권사 취업 준비생 입장에선 채용 일정과 전형 절차를 꼼꼼히 챙기고 증권사별 특징에 맞는 취업 전략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필기시험보다 면접이 중요
증권사들은 필기시험보다 면접을 중시한다. 필기 전형은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거나 아예 생략하는 곳이 많다. 필기 전형이 있는 곳도 창의성 논리성 등을 파악하는 인·적성 검사 형태로 취업 준비생들을 테스트한다.
면접은 실무 면접과 임원 면접 등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다. 실무 면접은 직무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둔다. 자본시장과 국내외 경제, 최신 금융상품 등에 관한 지식을 주로 묻는다. 지원자는 경제 금융 전반에 관한 지식은 물론 금융상품이나 투자 기법에 관한 아이디어 등 창의적인 면모를 보여줘야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형식은 지원자들끼리 한 주제를 놓고 의견을 주고받는 토론식 면접과 개인별로 특정 주제를 놓고 종합 발표를 하는 프레젠테이션(PT) 면접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국제 영업 등 외국어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영어 면접을 실시하기도 한다.
임원 면접에서는 인성 평가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고객에게 신뢰와 안정감을 주는 것이 중요한 만큼 상대방을 배려하는 태도를 갖췄는지 등을 살핀다.
○전문 자격증 소지자에게 가산점
거의 모든 증권사들이 공인재무분석사(CFA), 공인재무설계사(CFP) 등 금융관련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취업 준비생에게 가산점을 준다. 지점 영업 등 일부 부문에서는 증권투자상담사, 파생상품투자상담사, 펀드투자상담사 등의 자격을 필수 자격 요건으로 지정하기도 한다. 금융 분야 이외의 자격증도 지원 분야에 따라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주요 증권사들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알리고 있는 인재상, 개별 증권사의 특화 분야 및 최근 실적 등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특별 전형을 잘 활용하는 것도 전략 중 하나다. 삼성증권은 여성이나 지방출신자, 저소득층 지원자를 위한 별도 전형 시스템을 두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일부 직군에서 지방근무 희망자를 우대한다. 인턴을 거친 취업 준비생들에게 집중적으로 기회를 제공하는 증권사도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6월 말 인턴전형으로 뽑은 80명 중 40~50명을 면접을 거쳐 채용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경제학, 경영학 등 경제 관련 분야 전공자들이 유리했지만 최근에는 전공 구분이 희미해졌다.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자기소개서를 내실있게 작성하고 면접 과정에서 전문성을 제대로 어필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증권사 채용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자세한 회사별 취업 정보를 얻기 위해선 증권사들이 주요대학에서 개최하는 신입사원 채용 설명회를 방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국투자증권은 9월 한 달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등 주요 서울 8개 대학에서 채용 설명회를 연다. 해당 대학 재학생이 아니더라도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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