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환 이사 "1등 맛본 '마린캣' 가능성 봤다!"

입력 2013-09-03 08:44   수정 2013-09-03 18:04

<p>수능이 불과 100일도 남지 않았다. 고3 시절을 돌이켜보면 이맘때쯤부터는 항상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오답노트' 복습이다. 물론 수학 시험지는 오답 노트로 오려 붙일 것도 없이 전체가 오답인 것은 함정이었지만 말이다. 오답노트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돈 주고도 못 사는 문제집이다.</p> <p>이런 오답노트를 만들어 대박의 D-Day를 향해 달려가는 게임이 있다. 바로 다다소프트가 개발하고 CJ 넷마블이 퍼블리싱한 '바다의 왕자: 마린캣 for Kakao(이하 마린캣)'이다. '그동안 받은 구박을 다 갚아주겠다'며 게임 출시 전부터 남다른 각오를 보여준 안병환 이사를 두 달이 지나고 다시 만났다.
다소 갑작스러운 방문에 당황한 안 이사는 한층 더 초췌해진(?) 모습으로 기자를 맞이했다. 그는 '게임이 오픈한 지 한 달 가량이 지났지만 더 정신이 없다'고 전했다. 그를 더 초췌하게 만든 '마린캣'의 출시 후 상황과 함께 아쉬운 점과 앞으로의 계획까지 솔직하고 담백하게 이야기해보았다.</p> <p>■ ''내가 만든 게임'으로 사기진작 톡톡'
2013년 7월 23일 당당히 출격한 '마린캣'은 잠수함을 타고 심해를 탐험하면서 해양 몬스터들을 버블에 가둔 뒤 모아서 터트리는 방식의 횡스크롤 액션게임이다. 추억의 게임 '보글보글'을 떠올릴 수 있는 익숙하면서도 쉬운 플레이 방식이다. 또한 버블을 모아서 터뜨릴 때 주변에 주는 데미지를 최대한 활용해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며 버블이 터질 때의 통쾌한 액션쾌감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p> <p>'마린캣'은 출시 하루 만에 '카카오 게임하기' 인기 1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일주일 만에 구글플레이 인기무료와 신규 인기무료에서 1위를 점령했다. 다운로드 수도 100만건 돌파는 물론이다. 김현수 다다소프트 대표는 페이스북에 무심한척, 그러나 대놓고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안 이사는 이때를 가장 뿌듯했던 순간으로 꼽았다. 그는 '몰아치듯 작업을 한 만큼 처음 오픈했을 때 정말 뿌듯했다. 여기에 일주일만에 1위를 달성하고, 가족과 친구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볼 때 기분이 좋았다. 가끔 친구들이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 전해주기도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p> <p>이어 '출시하기 일주일 전에는 정말 심신이 피로했다. 다른 개발자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도전하는 모바일 게임이기 때문에 부담과 걱정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출시되고 나니 '내가 만든 게임이 출시됐다'라는 것에 회사 내에 사기진작이 톡톡히 됐다'며 덧붙였다.</p> <p>■ '가장 힘들었던 것은 짥은 주기의 정기적 업데이트'</p> <p>하지만 이후 성적이 계속 좋지만은 않았다. 이에 안 이사는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게임의 콘텐츠가 다소 부족했던 점을 인지한다. 100%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출시가 되다 보니 유저들이 게임을 완전히 즐기는데 어려움을 준 것 같다. 게임을 즐기는데 도움이 되는 장치들을 마련했지만, 유저들에게 안 보인 점이 아쉽다. 최근 이와 관련해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이야기했다.</p> <p>모바일 게임은 PC 게임보다 훨씬 빠르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동시에 게임의 호흡도 훨씬 빠르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안 이사는 '최소한의 동력으로 개발을 가쁘게 진행하다보니 큰 그림을 보지 못하고 그때그때 작은 그림으로 채워나가게 되었던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따라서 게임의 UI나 이미지 등이 유저들에게 완전히 친절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짥은 주기의 정기적 업데이트를 꼽았다. 그는 '결과와 유저들의 피드백이 바로 온다는 점에서는 모바일 게임이 PC 게임보다 강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업데이트 주기에서 오는 피로도는 PC게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짧은 사이클로 움직이기 때문에 게임 출시 전후 1~2주는 굉장히 빡빡했다'고 전했다.</p> <p>요즘 유저들은 게임 속 콘텐츠를 LTE 속도로 소비한다. 따라서 카카오톡 게임만 해도 2013년 9월 2일 기준으로 229개가 있는 상황에서 일주일만 업데이트가 밀려도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p> <p>게임이 풍족한 시대에 있는 유저에게 게임은 '똑똑하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어야 한다. 게임이 아낌없이 사과도, 가지도, 줄기도 바보같이 모두 준다면 유저는 남은 밑동에서 쉬면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금세 울창한 숲 속에서 다른 나무를 찾아가기 때문이다.</p> <p>■ '10월 중 글로벌 런칭 계획, 재도약 기회'</p> <p>이제 반성의 시간은 끝났다. 그렇다면 꼬박 한 달 동안 생각하는 의자에서 있던 안 이사의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될까? 그는 '주변 사람들과 유저들의 피드백을 봤을 때, 게임성에서는 확실히 가능성을 봤다. 유저들에게 게임을 하는 동기부여를 마련하는 것부터 시작할 생각이다'고 이야기했다.</p> <p>'게임 자체는 재밌지만 반복적으로 자주 하기에는 살짝 질리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보스전을 더 특화하고, 일반 모드에서 나오는 일반 몬스터도 조정하고, 특정 조건이 되면 보스전을 인던같이 강화하는 등 게임을 보강하는 데 시간을 들일 예정이다. 또한 맵을 더 직관적으로 바꿔서 '아 여기서는 이런 플레이가 필요하구나'라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패치 할 생각이다'</p> <p>또한 '다른 게임에 있는 펫 등의 게임 요소도 적극 활용할 생각이다. 최대한 게임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마린캣'은 첫 자식이고, 출시 때 아쉬운 점이 있어서 그런지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해볼 생각이다'며 기대를 드러냈다.</p> <p>큰 그림 역시 그리고 있다. 안 이사는 '만들어보고 싶거나 구상 중인 게임은 있지만, 올해 안에 다른 게임을 출시할 계획은 없다. 하지만 10월 중 글로벌 서비스는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 버전을 출시할 때는 재미의 포인트를 더 확실히 해서 나갈 예정이다. 또한 유저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활발히 해서 마린캣에 더욱 잘 어울리는 모습으로 다시 도전하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그는 '게임이 재밌다는 것은 이미 인증을 완료했다. 지금까지의 시행착오를 통해 큰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값진 수업료를 내며 많이 배웠다. 다시 한번 기대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utty415@gmail.com</p>

'모자 쓰고 SNG 게임 개발,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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