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카드 이젠 24시간 결제-이용한도 600만원↑…사용자 늘린다

입력 2013-09-03 12:08   수정 2013-09-03 12:14

금융당국, '체크카드 활성화' 대책 발표



자정만 되면 결제 중단으로 '신데렐라' 오명을 샀던 체크카드도 내년부터는 24시간 내내 쓸 수 있게 된다. 체크카드 1일 이용한도는 600만원까지 늘어나고, 최장 7일이 걸렸던 결제 취소액 환급기간도 대폭 줄어든다. 카드사가 은행에 지급하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간 모집인 수당 격차도 좁힌다.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은 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하는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정부는 그간 가계부채 문제 악화 주범으로 지목된 신용카드 대신 합리적 소비 유도 차원에서 체크카드 사용을 장려해왔다. 하지만 체크카드가 신용카드보다 사용상 제약이 많아 쓰기 불편하다는 지적을 해소하기 위해 이같은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금융당국은 체크카드 사용자 불만이 많았던 '결제 중단' 문제부터 내년초 해결키로 했다. 그간 은행 잔고가 있어야 쓸 수 있는 체크카드 특성상 은행 전산망이 멈추는 자정 무렵 체크카드 결제도 5~10분간 중단됐다. 당국은 앞으로는 체크카드도 24시간 결제할 수 있도록 은행 등 금융기관이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토록 유도할 방침이다.

체크카드 결제 금액 규모가 너무 적다는 불만은 체크카드 1일 이용한도를 1회 계좌이체 한도인 600만원 수준(혹은 신용카드 결제 규모)로 늘려 해결키로 했다. 회원이 원하면 사용 한도를 개인별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현행 200~300만원 수준인 1일 사용한도가 600만원까지 늘어날 경우 혼수 장만 등 고액 결제도 체크카드로 할 수 있을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결제 취소시 환급도 원칙상 '익일 이내 처리'로 빨라진다. 지금까지는 체크카드로 결제 시 금액은 통장에서 바로 빠져나가지만 취소하면 대금 반환까지 일주일 가량이 걸렸다. 실제 잔고가 줄어든 탓에 체크카드를 자유롭게 쓰는데 걸림돌이 됐다. 당국은 체크카드 결제대금 반환 기간을 줄이기 위해 카드사 내규 등 업무처리 절차를 함께 개선할 방침이다.

또 모든 은행-카드사간 계좌 제휴를 유도해 고객들이 체크카드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그간 은행의 경우 계열사 카드사가 아닌 전업 카드사에 대해서는 계좌 제휴를 기피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재 4대 은행과 6개 카드사간 계좌 제휴가 50%(12건) 수준에 불과하다는 게 당국 판단이다. 당국은 카드사가 계좌 제휴 신청시 은행이 불가피한 사유가 없으면 올해 12월까지 제휴를 완료하고 이행 결과를 제출토록 할 방침이다. 이행 실적이 미흡하면 카드사-은행사 계좌 제휴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화

체크카드 모집인 수수료를 높여 체크카드 발급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현재 신용카드 모집인 수수료가 체크카드보다 최대 18배 이상 높기 때문에 신용카드 발급에 더 열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당국은 앞으로 카드사가 은행에 지급하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간 모집수당 격차를 일정 금액 이내 수준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축소 범위에 대해서는 업계와 추가 협의를 거쳐 정할 방침이다.

카드사는 앞으로 개별 체크카드 발급실적 및 이용액을 분기별로 공표해야한다. 또 은행은 계좌 잔액 조회 명목으로 카드사로부터 받던 약 0.2%의 계좌유지 수수료를 적정 수준으로 낮춰야한다. 당국은 이같은 수수료 절감 비용이 체크카드 가맹점이 부담하는 수수료 인하로 연계되도록 할 방침이다.

은행·카드사간 계좌제휴 확대 및 은행 계좌유지 수수료 인하 등은 이달부터 바로 시행된다. 체크카드 24시간 결제 유지 및 모집인 수수료 격차 해소 등은 하반기 내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 초부터 실시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그간 금융회사가 신용카드에 비해 체크카드 사용성이 떨어지 불합리한 영업을 해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활성화 대책이 외국에 비해 낮은 체크카드 결제 비중을 선진국 수준까지 올라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 트위터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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