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본 창업이라 일컬어 지는 1억 원 미만의 요식업 창업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창업이 가능하다는 이점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중소기업 퇴직하면 치킨집을 창업하고 대기업 퇴직하면 조금 더 큰 치킨집을 차린다’는 우스갯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허나 85%가 넘는 폐업율 수치를 대면하고 있자면 먹먹한 마음이 먼저 든다.
국내 치킨전문 프랜차이즈의 숫자는 대중의 예상을 훨씬 벗어난다. 주변에 흔히 보이는 대형 치킨프랜차이즈, 간헐적인 홍보와 입소문을 노리는 중형 프랜차이즈와 개인 치킨브랜드의 수를 합치면 수백 여종에 이른다.
최근 치킨프랜차이즈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분식 프랜차이즈도 규모는 작지만, 그 성장세는 치킨프랜차이즈 못지 않다. 저마다의 개성과 색을 가지고 요식업의 경쟁으로 뛰어드는 브랜드들의 투지가 그 여느 때 보다 뜨겁다.
폐점을 목적으로 개점을 하는 점포는 없겠지만, 통계치가 나타내는 폐업의 두려움은 예비 창업자들에게 두려움을 심어 주기에 충분하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프랜차이즈 전문점, 그렇다고 자체적인 점포를 오픈 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 이즈음 되면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 당연한 수순처럼 보인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가지는 가장 큰 강점은 인지도다. 그러나 그 인지도가 꼭 맛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이번에 만나 본 SN인더스트리 이상준 대표는 요식 프랜차이즈의 홍보에 대한 재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인 것 같아요. 맛이 좋다면 굳이 홍보를 하지 않아도 수소문해서 찾아오시더라고요. 한번은 필리핀에서 메일 온 적이 있어요. 저는 매일 아침 10여 개의 메일 계정을 살펴보는데 정크메일 이라도 꼼꼼히 살펴보거든요. 메일의 내용은 저희 브랜드인 꿀삐 닭강정이 궁금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정성스럽게 답신 메일을 보내고 얼마 후 본사로 직접 찾아오셨어요. 설마 오시겠어 했는데 정말 방문해 주셨고, 저와 저희 직원들이 꿀삐 닭강정의 제조 방법, 맛, 노하우 등을 전부 알려 드렸죠. 그리고 2개월 후 필리핀 현지에 첫 점포를 오픈 하게 되었습니다.”
닭강정 프랜차이즈 최초로 필리핀에 해외 점포를 오픈 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정크메일도 꼼꼼하게 살펴보았던 이대표의 세심함 때문일까, 아니면 음식의 본연에 충실한 맛이 그 이유인 것일 까.
필리핀 지점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그리고UAE에 까지 닭강정의 맛을 알리고 있는 꿀삐 닭강정은 새로운 유통 기술로 또 한번의 도약을 노린다.
“기존 저희 AOF시스템은 1인으로도 충분히 점포 운영이 가능한 획기적인 시스템이었어요. 튀김 과정에 대한 인건비와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지만 튀김옷을 입히는 과정에 대한 솔루션은 없었죠. 튀김 옷을 입히는 과정이 은근히 까다롭고 손도 많이 가거든요. 이번에는 이에 관한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초벌구이 된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죠. 봉투에 담긴 초벌구이 제품을 AOF로 튀기기만 하면 조리 완료입니다.”
뼛속까지 창업주 위주의 솔루션이다. 중대형 프랜차이즈들이 과도한 홍보비와 대외 활동에 쏟아 붓는 비용을 창업주 편의성 개선으로 돌려 맛과 편리함을 동시에 잡았다. 그리고 이 소리 없는 프랜차이즈는 런칭 1년 6개월 만에 전국과 해외에 200여 개에 이르는 점포를 개설해 냈다.
SN인더스트리에서는 또한 프랜차이즈 노하우를 살려 ‘씨앗호떡’을 런칭해 연이은 대박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이대표는 “부산에서는 흔한 먹거리들이 서울이나 타지역에는 많이 보급되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웠다. 비단 씨앗호떡 만이 아닌 물떡, 빙수호떡, 대왕떡볶이 같은 부산 특유의 맛을 전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빙수 호떡은 특히, 호떡이 겨울철 음식이라는 선입견을 타파하기 위한 메뉴로 호떡 안에 생딸기와 팥으로 만들어 진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다. 현재는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으로 특허 출원 중으로 호떡의 따끈함과 아이스크림의 시원함의 묘한 궁합을 보여 준다.
한편, 씨앗호떡은 현재 전국 35개 가맹점을 운영 중이며, 10여 개 점포가 오픈을 앞두고 있다. 씨앗호떡은 앞으로도 부산의 맛을 성공적으로 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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