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결혼을 앞두고 서울 공덕동에서 전셋집을 알아보던 직장인 도진욱 씨(32)는 말로만 듣던 ‘전세대란’을 실감했다. 매물이 귀한 것은 둘째치고, 전셋값이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공덕래미안4차의 소형 아파트인 전용 59㎡(26평형)짜리 전셋값이 3억2000만~3억4000만원을 호가했다. 도씨는 “30대 초반의 직장인이 감당하기엔 너무 부담스럽다”며 답답해했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전국 아파트 699만여 가구의 전셋값과 통계청의 도시근로자 가구(2인 이상) 연소득을 비교한 결과 전셋값 상승에 따른 부담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도시근로자 가구 연소득 대비 아파트 전셋값 배율(PIR)은 서울이 5.22배였다. 5년간 번 돈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을 마련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어 경기도가 3.09배로 뒤를 이었고, 부산 2.80배, 대구 2.74배 순이었다. 수도권 전체로는 3.70배, 전국은 3.02배로 분석됐다.
수도권에서 전용면적 99~132㎡짜리 중형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2008년 1억4675만원으로 같은 해 도시근로자 가구 연평균 소득(4681만원)의 3.14배였다. 그러나 올해 6월 말 평균 전셋값은 2억1650만원으로 직전 1년간 연평균 소득(5500만원)의 3.94배로 올랐다.
서울 주요 구별로는 △서초구 9.02배(6월 말 기준 평균 전셋값 4억9591만원), △강남구 8.31배(4억5725만원) △용산구 7.24배(3억9802만원) △송파구 7.17배(3억9430만원) 순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인 노원구(3.16배) 도봉구(3.17배) 금천구(3.32배)도 모두 3배를 넘었다.
한편 수도권에서 중형 아파트(전용 99~132㎡) 매매가는 2006년 말 평균 3억9698만원에서 올해 6월 3억6721만원으로 떨어졌다. 연소득 대비 배율도 같은 기간 9.61배에서 6.68배로 크게 낮아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 두 달 사이에만 서울의 전셋값이 2% 정도 올랐다”며 “가을철 전세난이 심해지면 연말쯤에는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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