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 방사능 오염수 바다 방류 검토

입력 2013-09-03 17:27   수정 2013-09-04 02:40

.저장탱크 이어 배관서도 유출 … 정부대책 불구 통제력 '의문'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 유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오염수 저장 탱크에 이어 배관 부분에서도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해양 오염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높아졌다. 일본 정부가 서둘러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대내외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줄줄 새는 원전 오염수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오염수 저장탱크를 연결하는 배관 한 곳에서 오염수 유출이 새로 확인됐다”고 3일 발표했다. 추가 확인 지역은 지난달 19일 약 300t의 오염수 유출이 생긴 지상 저장탱크에서 남서쪽으로 100m가량 떨어진 곳이다. 도쿄전력 직원이 저장 탱크를 점검하던 중 탱크 사이를 잇는 배관 이음새 부위에서 물이 새는 것을 발견했고, 물이 떨어진 바닥의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시간당 약 230밀리시버트의 고(高)방사선량이 검출됐다. 방사능 오염수가 탱크 본체뿐만 아니라 탱크 배관 쪽에서도 유출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시간당 최대 18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이 검출돼 문제가 됐던 저장 탱크 반대편에서도 1700밀리시버트의 방사선량이 추가로 측정됐다. 아사히신문은 “약 1000기에 달하는 오염수 저장 탱크의 이상 유무를 단 두 명의 도쿄전력 직원이 확인하고 있어 부실 점검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가 이날 부랴부랴 원자력재해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470억엔 규모의 예산을 오염수 대책에 투입하겠다는 내용의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오는 7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2020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을 위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앞두고 주변국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미봉책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후쿠시마, 통제 불능 상태로 가나

한국 중국 등 주변국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양 오염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후쿠시마 원전에서 바다로 흘러간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30조베크렐로 추정된다. 원전을 정상 가동했을 때보다 10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요즘도 원전 바닥으로 스며들어 오염된 지하수가 하루에 3백t가량씩 꼬박꼬박 바다로 흘러들어 가는 상황이다. 교도통신은 최근 “고농도의 오염수가 원전 인근 항만은 물론 외부 바다(태평양)에까지 흘러나갔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의 통제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결국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오염수에 포함된 방사성 물질의 농도를 낮춘 뒤 인위적으로 바다로 방류하는 방안을 거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NBC방송은 “후쿠시마에서 태평양으로 흘러나온 오염수가 이르면 내년부터 3년에 걸쳐 미국과 캐나다 해안에 도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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