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회장 경영권 박탈' 놓고 충돌…채권단 "구조조정 걸림돌" vs STX "월권 행위"

입력 2013-09-04 00:41  

계열사 정상화 방안 갈등
채권단 "특단 조치 불가피"…STX "강회장 역할 부정안돼"



채권단이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키로 한 것은 구조조정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채권단과 강 회장은 그동안 STX 계열사들의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채권단은 지난 5월 지주회사인 (주)STX와 포스텍, STX팬오션 3개사에 대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시작하자는 안을 강 회장 측에 제안했다. 이들 3개사는 사업 모델이 불확실한 데다 신규 자금을 지원해도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를 갚는 데 대부분 쓰일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채권단은 대신 STX조선해양·중공업·엔진 등 조선 3사를 정상화하는 데 주력하자고 했다.

그러나 강 회장 측은 (주)STX와 포스텍에 대한 법정관리 방안에 거세게 반대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당시 강 회장 측에서는 지주사를 법정관리에 넣을 경우 STX조선해양까지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주)STX와 포스텍은 법정관리로 가지 않고 아직까지 자율협약 체결 전 단계로 남아 있다.

채권단과 강 회장의 갈등은 이후에도 지속됐다. 강 회장은 지난달 STX조선해양 등 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해 ‘3년간 경영권 보장 및 주식 우선매수청구권’을 채권단에 비공식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재 출연을 비롯해 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눈에 띄게 노력한 게 없는 데다 지주사 등에 대한 보유 지분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경영권을 무작정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강 회장은 (주)STX의 지분을 6.76% 갖고 있지만 모두 우리은행에 담보로 잡혀 있어 실제로는 보유 지분이 없는 것과 같다. 여기에 (주)STX가 보유한 STX조선해양 지분(30.58%)도 조만간 100 대 1로 감자될 예정이어서 두 회사 간의 관계도 끊어질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병엽 팬택 부회장의 경우 문자 그대로 ‘백의종군’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채권단에 협조적이었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감자당할 것을 알면서도 사재 2200억원을 출연했다”며 강 회장을 겨냥했다. 이 관계자는 “강 회장이 특별한 노력도 없이 경영권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면 채권단으로선 적절한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채권단의 움직임에 대해 STX그룹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STX그룹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STX조선해양 대표이사 신규 선임 추진은 자율협약 취지에 어긋나는 채권단의 월권행위”라고 주장했다.

채권단이 기존 경영진과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대표이사 교체를 추진하는 선례를 남기면 향후 어떤 기업도 자율 협약을 통한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STX 측은 “팬오션을 법정관리로 보내는 대신 조선 계열사들을 살리기로 채권단과 사실상 합의했는데 이제 와서 강 회장에게 조선해양 대표에서 물러나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조선해양의 회생을 위해서도 회사 사정을 잘 아는 기존 경영진에 기회를 주는 것이 낫다”고 덧붙였다.

STX 관계자는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은 져야겠지만 맨손으로 재계 12위 그룹을 일군 강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를 부정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후임 경영진을 선임하는 절차에 들어간 만큼 2001년 쌍용중공업 인수로 시작된 강 회장의 ‘샐러리맨 신화’가 막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상은/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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