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가시화 전망에 따라 글로벌 유동성 위축은 하반기 투자기상도에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출구전략 여파로 신흥국 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채권투자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국내 시장과 현금성 또는 주식 관련 상품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예·적금 상품의 이자는 금리 반등세를 타고 높아질 수 있다. 은행마다 고객 확보를 위해 다양한 예·적금 상품을 준비 중인 점을 잘 활용해야 한다.
반면 대출 금리가 동반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부동산시장에서 매매가 활성화될 조짐이 보이는 만큼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 것으로 관측된다. 대출시장도 다양한 상품이 출현하고 있는 만큼 은행 간 금리 비교를 철저히 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예금 ELS 등 섞어 연 4% 수익 창출
최근 정기예금은 연 2.7% 수준이다. 하지만 그 정도는 성에 차지 않는다며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럴 때는 △정기예금 40% △자산유동화증권(ABCP) 30% △주가연계증권(ELS) 30%로 자산을 배분하는 방법을 사용해볼 만하다. 요즘 ABCP와 ELS의 수익률 전망이 좋아서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그만큼 경기 회복세가 탄탄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국내 수출기업들의 하반기 실적에 긍정적인 신호다. 한국 증시도 강세장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정기예금을 절반 이하로 하고 ABCP와 ELS를 적당히 섞으면 연 4% 수준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금리 상승기에는 채권 가격이 떨어져 손실을 입을 수 있다. 대신 하반기에 미국 경기전망이 긍정적인 만큼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 한국물의 비중을 늘려볼 만하다. 미국은 내수 위주 시장이기 때문에 내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택경기를 잘 살펴봐야 한다. 미국의 부동산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많은 편이라 관련 주식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미국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추정돼 달러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시퀘스터(재정 지출 자동 삭감)와 증세 등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셰일가스 발굴로 에너지 수입량이 줄어 무역적자 폭도 감소할 전망이라 달러화는 강세를 지속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금 가격은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는 성향이 있는 만큼 투자 매력이 크지 않다.
○비교 사이트 통해 은행별 금리 점검
대출은 능력이 된다면 빨리 갚는 게 재테크의 기본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잊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대출을 받을 때는 변동금리 대출이 좋다. 요새 금리가 반등하고 있지만 향후 움직임은 예단하기 어렵다. 유동성 축소로 인해 단기적으로 금리가 오를 수 있겠지만 경기가 크게 좋아지기 힘들어 장기적으로는 저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가 국내 은행 경영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양적완화 축소 얘기가 나온 뒤 국내 증시 및 채권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적완화 축소 영향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률은 그 이상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출자들을 위해 얼마 전부터 한국은행연합회, 주택금융공사에서 은행별 전월 평균 대출금리를 공시한다. 이를 참고하면 은행 간 대출금리를 비교해 볼 수 있다. 다만 지점별로 대출금리의 우대·가산항목이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직접 문의를 통해 자세한 사항을 확인해보는 게 좋다.
또 대출을 갈아탈 경우 잘 알아보지 않고 드러난 금리가 낮다는 점만 보고 무작정 대환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부대비용을 물고 나면 오히려 손해가 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조건에 잘 맞는지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숨겨진 알짜 상품도 잘 찾아야
예·적금이든 대출이든 금융회사마다 역마진이 날 정도로 고객에게 유리한 상품은 있기 마련이다. 주로 예·적금은 공격적인 마케팅 차원에서, 대출은 서민금융 지원 차원에서 내놓은 상품들이다.
은행 예금 중에선 한국씨티은행의 ‘콩나물 통장’이 입소문만으로 인기를 얻은 대표 상품으로 꼽힌다. 지난 5월 선보인 이 상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이다. 그런데도 매일 최종 잔액에 대해 예치 기간별 이율을 적용해 3개월간 최고 연 3.4%의 금리를 준다. 1년짜리 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2%대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입출금도 자유롭고 금리도 높아 매일 꾸준히 예금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달 28일까지 1조2500억원이 들어왔다.
은행 대출상품 중에선 국민은행의 ‘행복드림론2’가 알짜다. 연소득이 200만원만 넘으면 연 10.5% 이하로 500만원까지 대출해 준다. 보통 시중은행들이 서민 전용으로 내놓은 대출상품들도 재직증명서 혹은 사업자등록증이 있어야 돈을 빌릴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취약한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대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국민은행은 이런 지적들을 감안해 기존의 서민대출 상품이었던 ‘행복드림론2’의 조건을 재직증명서 혹은 사업자등록증이 없어도 돈을 빌릴 수 있도록 완화했다.
○절세는 재테크의 기본
최고의 절세 투자상품은 여전히 연금저축이다. 연금저축은 연금 수령을 목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계좌다. 연금저축계좌 안에 주식형펀드, 채권형펀드 등 각종 펀드를 투자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채워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다.
1년에 180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기존 연금펀드는 분기당 300만원(1년 1200만원) 이상 납입하지 못하는 제한이 있었다.
올해까지는 급여소득자라면 400만원 한도 내에서 100%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번 세제개편으로 내년부터는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어 연말정산 때 돌려받을 수 있는 환급액이 줄어들게 된다. 하지만 연금저축계좌 안에서 발생한 투자 운용 배당과 이자에 대한 세금은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3.3~5.5%의 비교적 낮은 수준으로 부과되기 때문에 조세부담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하이일드펀드와 선박투자펀드에 가입해 얻은 금융소득은 최고 15.4%의 세금만 따로 내면 되기 때문에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BBB등급 이하의 비우량채권을 30%, 펀드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는 2014~2016년 설정분에 한해 5000만원까지는 분리과세된다.
신동일 국민은행 PB팀장 worldtopp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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