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유행 발빠르게 반영…H&M, 디자이너 한정판 '승부'
< SPA : 제조·직매형 의류 >
글로벌 패스트패션(SPA) 브랜드인 ‘유니클로’ ‘자라’ ‘에이치앤엠(H&M)’의 올해 국내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토종 SPA 브랜드들의 도전이 거세지만 국내 SPA 시장에선 당분간 ‘빅3’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스페인, 스웨덴 업체인 이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한국 시장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평가다.
○‘기본’과 ‘기능’의 유니클로
유니클로는 글로벌 SPA 시장에서 자라와 에이치앤엠, 갭에 이은 4위지만 국내에선 부동의 1위다. 작년 105개 매장에서 5050억원의 매출(8월 회계연도 마감 기준)을 올렸고, 올해는 65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니클로가 국내 시장에서 특별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은 값싸면서도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이란 이미지로 승부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정해진 에이치앤엠 마케팅실장은 “유니클로는 기본적인 기능성 의류를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 에이치앤엠이나 자라와 구별된다”며 “에이치앤엠이 젊은층을 공략하는 디자인과 유행을 강조한다면 유니클로는 높은 연령층도 입을 수 있는 옷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셔츠, 티셔츠, 면바지, 청바지 등 기본적인 아이템에 집중하면서 히트텍, 플리스, 울트라 라이트 다운 등 겨울철 보온 의류를 전면에 내세워 베스트셀러로 키운 것도 한몫했다. 이를 통해 20~30대 젊은층은 물론 40~60대 중·장년층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유행’에 충실한 자라
자라는 대개 1주일에 한 번씩 매장의 옷을 교체한다. 다른 SPA 브랜드보다 훨씬 많은 물량을 한꺼번에 바꾼다. “교체 물량은 최신 유행 디자인을 따른다”고 자라리테일코리아 관계자는 말했다.
예컨대 마돈나가 콘서트 때 입은 옷에서 착안한 드레스, 가수 싸이가 공연 때 입은 옷과 비슷한 민소매 티셔츠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옷을 만들어 유통시키는 것. 제품 등급에 따라 재킷 20만원대, 원피스 10만~20만원대 등 패스트패션 브랜드치고는 비싸게 가격을 책정한 것도 최신 유행 디자인을 따르기 때문이다.
자라는 한국 진출 3년 만인 2010년 133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에는 2039억원어치를 팔았고 올해는 25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디자이너와 협업한 에이치앤엠
에이치앤엠은 2009년 9월에 한국지사를 설립, 빅3 중에선 가장 늦게 한국에 진출했다. 진출 초기엔 ‘품질이 떨어진다’며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컬래버레이션)해 만든 고품질의 옷을 한정판으로 내놓는 전략이 주효했다. 베르사체 등 수백만원대 옷을 판매하는 유명 디자이너들의 옷을 5만~20만원 정도의 가격에 한정판으로 만들어 판 것. 전날 밤부터 한정판 옷을 사기 위해 매장 앞에 진을 칠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유기농 면으로 옷을 만들면서 품질 논란에서도 벗어났다.
2010년 373억원이었던 매출은 다음해 632억원, 지난해엔 900억원까지 뛰었다. 올해는 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엔 5개 매장을 내 매장 수가 16개로 늘었다. SPA 업계 관계자는 “에이치앤엠 옷의 가격이 3사 중 가장 낮은 편이지만 디자이너 협업으로 ‘입을 만한 옷’이라는 이미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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