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미국 뉴욕라이프가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은 물론, 운용도 직접 맡아 미국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대형 펀드가 이달 말 출범한다. 이 펀드에는 개인도 투자할 수 있다.
삼성생명과 뉴욕라이프는 4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고, 2억5000만달러씩 총 5억달러(약 5600억원)를 공동 투자하는 ‘삼성-미국 다이나믹 자산배분 펀드’를 이달 말 내놓기로 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축소 움직임으로 관심이 높아진 미국의 주식과 채권에 각각 40%, 상장지수펀드(ETF)에 20%를 투자하는 혼합형 공모펀드다.
삼성생명과 뉴욕라이프는 이 펀드에 돈을 넣는 동시에 운용도 직접 맡는다. 삼성생명 뉴욕현지법인이 미국 주식운용을, 뉴욕라이프 자회사인 뉴욕라이프자산운용이 채권운용을 담당한다.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은 “대형 기관투자가가 투자금을 넣고 운용도 직접 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두 회사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했다.
뉴욕라이프 측을 대표해 협약식에 참석한 존 김(한국명 김용우) 뉴욕라이프자산운용 사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로 미국 투자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오랜 미국 내 운용 경험을 살려 수익률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의 다른 기관 자금을 유치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한국계 인사로는 월스트리트 금융가에서 최고위직에 오른 사람이다. 뉴욕라이프 최고투자책임자(CIO)를 겸임하며 3810억달러(약 427조원) 규모의 자산운용을 책임지고 있다.
펀드의 설정과 운용관리는 삼성자산운용이 맡는다. 일반 투자자들은 이달 말 펀드가 출시되면 삼성증권과 삼성생명 지점을 통해 가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윤용암 삼성자산운용 사장은 “유수의 기관투자가인 삼성생명과 뉴욕라이프가 큰돈을 투자하고 운용도 책임지는 형태여서 안정성이 매우 높은 펀드가 될 것”이라며 “저금리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국내 자산 대신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했다.
삼성생명은 이번 펀드 출시를 계기로 뉴욕라이프와 제휴 관계를 확대할 방침이다. 박 부회장은 “저금리 기조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자산운용의 글로벌화로 극복하겠다”며 “두 회사가 미국 부동산 시장과 아시아 자산운용시장에도 공동 진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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