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금사회주의 안된다는 최광 이사장 발언이 옳다

입력 2013-09-04 17:47   수정 2013-09-04 22:01

최광 국민연금 이사장이 우리 사회 일각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민연금 의결권 강화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연금사회주의는 단연코 배척해야 한다”고 못 박기도 했다. 기금운용본부를 독립시켜 공사화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내부 경쟁으로 가야 한다”고 일축했다.

모두가 옳은 말이다. 국민연금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서 그 주식으로 개별 기업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거대 공룡으로까지 비유되는 국민연금이 개별기업에 간섭하면 그것 자체가 국가의지로 간주되기 마련이다. 이는 자본주의 체제에 관한 문제로 기업경영의 기본 원리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 연금 가입자의 의지와도 관련이 없다. 더욱 심각한 주인 대리인 문제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세계가 벤치마킹하는 국내 간판기업의 총수나 CEO의 이사선임에 대해 그동안 국민연금이 수차례에 걸쳐 반대 표결을 했던 것은 씻을 수 없는 오류요 과오다.

국민연금 의결권 강화는 말은 그럴듯하지만 결국 정부가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국가자본주의적 파괴를 불러올 뿐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403조원의 기금을 굴리는 세계 3대 공적연금이다. 오는 2034년에 가면 기금 규모가 2561조원으로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한다. 마음만 먹으면 국내 모든 기업들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 때문에 국민연금의 권한 강화가 아니라 권한 남용을 막는 게 더욱 시급하다. 당장 의결권은 중립투표(shadow voting)로 묶어야 마땅하다. 기금을 분할하는 작업도 당장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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