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경제학자는 왜 장수하나

입력 2013-09-04 17:51   수정 2013-09-04 22:07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장수를 누린 사람 중에 경제학자들이 많다. 《불확실성의 시대》《풍요로운 사회》 등으로 유명한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97세까지 살았다. ‘공공선택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뷰캐넌(94), 프리드리히 하이에크(93)와 밀턴 프리드먼(94), 폴 새뮤얼슨(94)과 루트비히 폰 미제스(92)가 모두 아흔을 넘겼다.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 역시 18세기로서는 장수에 속하는 67세를 살았다.

생존 학자 중에서는 법경제학 창시자인 시카고대의 아론 디렉터가 올해 102세를 넘기고 있다. 91세인 고든 털럭과 86세인 폴 볼커도 건재하다. 90세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레오니트 후르비치는 96세 현역이다. ‘현대 경제학의 아버지’ 폴 새뮤얼슨이 94세로 타계했을 때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경험적인 현실세계를 이론적으로 이해하고 싶어했던 그의 인간적인 열정이 학문의 성취뿐만 아니라 장수의 비결”이라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것은 경제학자 중에서도 유독 자유주의 성향의 학자들이 오래 산다는 것이다. 물론 거꾸로 볼 수도 있다. 장수 유전자를 가진 사람의 성향이 자유주의 경제학에 어울리는 것일까. 어떻든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오래 사는 것에 대해 ‘인간 본성을 깊고 투명하게 들여다보려는 철학적 성찰의 결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 마음 바탕에 긍정과 낙관의 씨가 뿌려져 있다는 해석도 그럴 듯하다. 프리드먼이 죽기 직전 경제학자인 아내와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쓴 자서전 제목은 《두 운 좋은 사람》이었다. 어빙 피셔는 젊어서 폐결핵을 앓았고 딸은 정신병으로 요절한 데다 대공황 때 1000만달러의 손실까지 입었지만 “고통=매몰비용”이라며 낙천적으로 산 덕분에 80세를 누렸다.

그저께 10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로널드 코스의 삶은 더 극적이다. ‘거래 비용’이라는 개념을 창안해 81세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그는 어릴 적 다리에 이상이 생겨 철제 보조기구를 낀 채 장애인학교에 다녀야 했다. 부모는 우체국의 전신 기사였다. 그러나 뼈를 깎는 노력 끝에 런던경제대학에서 공부하고 미국으로 유학해 노벨상까지 받았다. 102세였던 지난해 제자인 왕닝 교수와 중국 경제에 관한 저서 《어떻게 중국은 자본주의자가 됐나》를 출판했으니 대단한 노익장이다.

국내 통계를 보니 대학 교수들의 평균 수명이 79세로 종교인(82)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자유주의 학자들이 수명을 끌어올린 것일까. 장기불황에 허덕이는 일본의 교수 수명이 5위인 걸 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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