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저리 주택금융의 제도화로
주택구매 유인하는 정공법 써야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객원논설위원
부동산만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주제는 없지만, 부동산 정책은 대부분 실패로 귀결됐다. 부동산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치 득실에 따른 편의적 사고는 인기영합적 정책을 낳고 그만큼 시장을 왜곡시켰다.
노무현 정부 5년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는 34.4% 급등한 반면 이명박 정부 5년간에는 16.3%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전세시장은 정반대다. 노무현 정부 5년간 12.1%에 그쳤던 전셋값 상승률은 이명박 정부에서는 39.2%나 폭등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전셋값은 천정부지다.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신년연설에서 “종합부동산세는 전체 가구의 2.4%에만 해당되는 세금이니 뒤집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98 대 2’의 2분법이 ‘과세 근거’로 둔갑했다. 당시 서울 강남에 집을 가진 사람은 투기꾼으로 여겨졌다. 종부세는 주택 보유 자체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증오세’였다. 강남 집값이 비싼 이유는 집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강남 또는 대체지에 집을 더 지어 집값을 안정시키는 것이 순리였지만 노무현 정부는 투기라는 ‘허수아비’와 싸우느라 정책역량을 소진했다. 주택공급 부족은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는 도심 접근성이 뛰어난 수도권의 그린벨트를 풀어 낮은 가격에 주택공급을 늘렸다. 그린벨트 해제는 특혜 시비를 유발했지만 ‘무주택자에게 자애로운 국가가 제공하는 보금자리’란 작명으로 이내 진정됐다. 보금자리 주택은 대부분 ‘분양’이었기 때문에 정부 입장에서는 기존 임대주택처럼 부채를 늘리지 않아도 됐다. 그러나 보금자리 주택은 그린벨트를 지렛대로 정부가 민간건설업자에 대해 불공정행위를 한 것과 다름 없다.
보금자리 주택은 당첨만 되면 상당한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로또’였다. 로또 당첨을 위해 집을 살 여력이 있는 사람들까지 무주택자로 남았다. 심지어는 집 있는 가구도 무주택자 자격을 얻기 위해 집을 팔았다. 이렇게 귀족 세입자의 ‘긴 줄’이 만들어졌고, 전셋값은 올랐다.
과거에도 주택가격은 침체된 채 전셋값이 천정부지인 때가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였다. 당시는 집을 살 여력이 없어 전셋값이 올랐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최근 토지주택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 상위 20% 계층에서도 무주택자 비율이 27.2%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주택수요와 전세수요의 유인구조에 근본적인 결함이 존재한다는 방증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인기영합 정책은 계속됐다. ‘목돈 안 드는 전세’가 그것이다. 목돈 안 드는 것은 월세이지 전세일 수 없으며, 목돈이 마련되면 전세가 아닌 주택 구매로 연결되는 것이 순리다. 그리고 ‘목돈 안 드는’ 요술방망이는 없다. 집주인이 담보대출을 받으면 세입자가 은행에 이자를 내는 구조다. 따라서 작동하기 어려우며 작동한다손 치더라도 ‘전세수요’를 부추길 뿐이다.
전세대란의 해법은 전세수요를 구매수요로 바꾸는 것이다. 핵심은 주택구매의 유인을 보강하는 것이다. 현재 주택을 소유하면 재산세를 낸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더라도 마찬가지다. 이는 부채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하지만 평균주택가격의 몇 배나 되는 고액의 전세금은 ‘순자산’임에도 재산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현실적으로 전세금에 과세하기는 어렵다.
오랜 주택금융 역사를 가진 미국의 모기지 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자가소유 우대과세 제도의 핵심은 집을 구매할 때 발생하는 ‘대출이자와 재산세’에 대해 소득공제를 해주는 것이다. 우리도 ‘수익공유형, 손익공유형 모기지’ 같은 묘수(?)를 짜낼 것이 아니라 안정적 금리로 장기 주택담보대출을 제도화하고, 그에 따른 이자부담을 소득공제해주는 정공법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 주택소유에 대한 유인이 강화되면 주택수요가 창출되고 주택가격이 지지된다. 그러면 전세물량은 순차적으로 나오게 돼 있다.
부동산이 특별한 재화일 이유는 없다. 특정 계층에의 편의 제공은 필히 여타 계층에의 고통을 수반한다. 8·28조치가 나름의 의미를 갖는 것은 취득세 영구인하, 모기지 인프라구축 등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을 뗐기 때문이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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