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명구 부회장 "적합업종이 외국기업만 배불렸다"

입력 2013-09-05 18:05   수정 2013-09-05 20:58

박명구 금호전기 부회장이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LED산업을 중기적합업종으로 묶은 결과 외국 기업만 배불렸다고 밝혔다. 2011년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제도를 도입했지만 엉뚱한 결과만 낳았다는 것이다. 본란에서 그토록 우려했던 일이 결국 현실로 드러난 셈이다. 정책 효과에 대해 아무런 구체적 검토 없이 오직 포퓰리즘 명분만으로 몰아붙인 제도였기 때문에 산업구조 왜곡이라든가 시장 생태계 교란이라는 예견된 결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LED 업종은 에너지 효율이 뛰어나 백열등과 형광등을 대체하는 전략 성장산업으로 애초 정부가 집중 지원해왔다. 2014년부터 백열등을 생산 중단하고 LED 등으로 교체하도록 한 것도 바로 정부다. 그런데 정작 LED산업은 핵심기계 한 대 값만도 100억원에 달하는 등 조 단위의 투자가 필요한 산업이다. 광원 엔진 모듈 등 부품단계는 물론 유통인프라까지 전 분야에 걸쳐 수직계열화를 이룰 수 있어야 산업이 성립하는 것이다. 소규모 국내 중기가 감당할 업종이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정부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동반성장위는 이 업종을 중기적합업종으로 묶고 대기업은 기술수준이 낮은 LED벌브와 MR, PAR 등 3개 부품에만 참여토록 하고 말았다. 결국 브랜드와 기술력이 떨어지는 소기업들이 가격만으로 경쟁을 벌이다보니 국내 기업은 시장에서 점차 배제되고 외국 기업들만 판을 치게 됐다. 필립스 오스람 등 외국계 글로벌 기업의 점유율은 이미 60%를 넘어섰다.

최근엔 중국 LED 전문 기업까지 뛰어들고 있다. 중국 1위 킹선은 이미 이랜드 그룹에서 운영하는 매장 조명을 LED로 전환하는 사업을 맡았다. 이 회사는 연구인력만도 400명 이상이다. 한국에서 연간 1500만달러를 목표로 2015년께 생산 공장을 설립할 것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결국 오스람 필립스 등 유럽 업체와 중국업체 간 경쟁만 치열해지고 국내 기업은 소규모 납품기업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타이어 등 다른 업종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동반위는 언제까지 이 어리석은 행보를 계속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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