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통계정보'는 中企 전략수립 1급 도우미

입력 2013-09-06 06:59  

Let's Master 중소기업의 빅데이터 활용법

재무제표를 유사업종이나 지역의 평균과 비교…회사의 장단점 파악 가능
데이터 분석 능력 갖춘 전문가 의견 참조하면 더 정확한 판단 내릴 수 있어




소기업 창업과 사업전략을 컨설팅하고 있는 박 이사는 매일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검색어 순위를 파악, 10위 이내의 주요 검색어를 정리한다. 개별 검색어뿐만 아니라 기사검색 순위와 파워 블로거의 글도 저장해 둔다. 이를 토대로 3개월마다 키워드를 재분류하고, 그중 관심 부문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자료수집 및 분석을 한다. 박 이사는 이를 소기업 사업주와 창업자들에게 유망 업종과 지역, 창업 아이템 등을 조언하는 데 활용한다.

박 이사가 이런 방식으로 정보를 수집하는 이유는 소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정보 수집이 어렵기 때문이다. 소기업은 자체 정보시스템이나 분석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관련 통계 정보라든가 업종별 지역별 현황정보도 제한적이다. 정보력의 한계는 소기업의 경영전략 수립과 객관적 의사결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각종 서비스는 이런 소기업들의 정보역량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등에서의 검색 정보나 고객들의 클릭흐름 정보뿐 아니라 신용카드회사 등에서 정보통신기술을 매개로 판매·유통·통신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막대한 데이터는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되는 각종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대형 포털사업자와 통신사업자 등을 중심으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다양한 정보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재무회계 데이터에도 ‘경영 아이디어’

경기 남양주시에서 한방병원을 개업하고 있는 김 원장은 세무조정을 할 때마다 짜증이 났다. 본인의 한의원이 비슷한 규모의 다른 병원보다 세금을 많이 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김 원장은 다양한 절세 방법을 찾고 싶어 회계업무를 맡기고 있는 세무사무소 담당 직원에게 불만을 자주 표시했다. 몇 주 뒤 회계사무소의 세무사가 직접 김 원장에게 찾아와 상담하는 과정에서 업종별 지역별로 재무제표의 통계자료 및 세금납부 순위 등이 포함된 세무컨설팅보고서를 보여줬다.

데이터에 따르면 김 원장의 한의원이 남양주 지역에서는 매출 기준으로 상위 10% 이내에 포함되는 반면 세금 납부 금액은 중위권에 해당하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현금 매출 비율이 높고 각종 비용항목이 일반 한의원 평균보다 높아 탈세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에 따라 김 원장은 절세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회계처리 과정에 문제가 있으며, 이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게 됐다.

이 사례는 소기업 운영 개선의 한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빅데이터 통계정보를 이용한 문제 진단은 납세분야뿐 아니라 경영전반에 걸쳐 적용해 볼 수 있다. 현재 수백만 소기업들의 재무회계자료는 납세과정과 연계돼 전산화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통계정보화 과정을 거친다면 업종이나 지역별 평균, 관련 지표의 평균값을 얻을 수 있다. 신용컨설팅회사와 한국세무사회의 전산법인 등이 이를 추진하며 일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간단한 방식으로 자사의 재무제표를 유사업종이나 지역의 평균과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사업장의 문제점이나 개선 기회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매출 영업이익 경상이익 순이익을 단계별로 구분하고 업종평균이나 상위 10% 그룹과 비교한다고 가정해 보자. 매출은 비슷한데 영업이익이나 영업이익률이 낮다면 비교그룹에 비해 매출원가나 관리비가 많이 들고 있다는 뜻이다.

영업이익률은 비슷한데 경상이익률이 낮다면 자금조달비용 등 영업외비용이 많다는 의미다. 차이점을 확인한 뒤 매출원가나 영업외비용 항목과 비교하면 어떤 비용 항목에서 차이가 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당연히 그 비용항목이 왜 비교그룹보다 큰지를 분석하는 것이고, 그 과정을 통해 개선 방안을 도출할 수 있다.

#전문지식 갖춘 전문가 활용

빅데이터에 기반한 정보서비스가 소기업의 ‘정보 갈증’을 부분적으로 해소시켜 주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문제 해결에 이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빅데이터는 그 자체가 지식서비스를 위해 계획적으로 확보한 것이라기보다는 운영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필요한 지식을 창출하기 위해 다양하게 가공, 전환한다고 해도 한계점이 있다.

예를 들어 동일 업종에서 성과가 우수한 그룹과 자사의 매출원가가 차이가 난다고 해도 그 이유가 무엇이며, 어떤 방식으로 개선활동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시사점을 바로 얻을 수는 없다. 이 경우 성과가 우수한 업체를 방문, 관찰하거나 전문 컨설턴트나 업종에 경험이 있는 인맥을 활용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좋다. 지역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는 기업에 대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대표적인 지식서비스가 상권정보분석서비스다.

상권정보분석서비스는 중소기업청, SK텔레콤 등 통신회사, 신용평가회사 등이 정부통계 DB, 금융사 데이터 등을 활용해 제공하고 있다. 상권정보분석시스템을 통해 지도상에 관심 지역 및 업종을 표시하면 그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통계정보, 신용카드회사와 연계된 업종별 매출정보, 통신사와 연계한 활동인구 특성 등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권분석시스템도 창업자나 업종 전환을 희망하는 소상공인의 핵심 정보요구사항을 바로 충족시켜 주지는 못하고 있다.

예비창업자에게 창업할 업종과 지역은 전제사항이 아니라 그 자체가 알고 싶은 정보이기 때문이다. 상권분석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관심 업종 및 지역에 대한 사전 조사와 비교 포인트를 설정하는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상권의 현황정보를 파악한 뒤 상권의 변동 추이 등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참조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빅데이터 인프라 절실

소기업 운영은 투자 위험이 높기 때문에 치밀한 계획과 합리적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소기업이 변화하는 경영환경을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정보서비스 인프라는 매우 부족하다. 우리 사회의 변동성이나 복잡성을 감안한다면 간단한 창업 교육이나 개인의 경험에만 의존해 사업을 벌이는 것은 실패 확률이 높다.

소기업의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업종별 지역별 현안별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제공돼야 한다.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역량과 체계도 필요하다. 고도로 네트워크화한 시장에서 정보 확보 및 활용 능력은 소기업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부와 포털사업자, 금융회사, 전문가 협회 등 소기업과 관련한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 투자가 절실하다.

정재우 드림포털운영컨소시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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