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업황 및 전망 - 김주용 < <a href=http://sise.wownet.co.kr/search/main/main.asp?mseq=419&searchStr=001270 target=_blank>부국증권 연구원 jykim@bookook.co.kr >
제약산업은 2009년 이후 지난해 상반기까지 주가 하락 압력에 시달렸다. 등재한 의약품에 대한 일괄 약가 인하와 리베이트 쌍벌제 등 정부 규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영향이 컸다. 리베이트 규제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주된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했고, 국내 제약시장은 실질적으론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지난해 4월1일부터 시행된 ‘기등재 의약품 일괄 약가 인하’는 정부의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한 정책으로, 특허가 끝난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과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를 같은 수준까지 조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같은 약품비 절감 효과로 건강보험 재정은 안정적인 흑자기조를 이어가게 된 반면 주요 제약회사들의 수익성은 급격하게 악화됐다.
제약업종은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업종지수는 지난해 5월 말 이후 지금까지 50% 이상 상승하는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 중국 등의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음에도 불구, 필수소비재인 의약품에 대한 수요는 일정 수준 이상을 꾸준히 유지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상위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4월부터 시행된 대규모 약가 인하에도 국내 제약업체들의 이익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제약업종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인구 고령화’와 ‘수출 성장’ 긍정적
세계 경제는 유럽 재정위기 여파, 미국과 중국 등 G2의 성장 둔화 등으로 하락 압력이 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012~2017년 3.4%, 2018~2030년 2.4%로 내다봤다. 이런 저성장 전망에도 국내 제약산업은 꾸준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고령화와 수출 확대 등이 주요 배경이다.
인구가 고령화하면서 치료 의약품 수요가 증가하고, 소득 증가에 따라 1인당 약제비도 증가할 것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경제활동인구가 감소하면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둔화된다. 이는 다시 소비의 탄력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한편으론 인구 고령화로 인한 고혈압, 고지혈, 당뇨 등 만성질환의 증가는 필수소비재인 전문의약품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제약산업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다. 생애주기별로 65세 이상의 인구가 가장 많은 의료비를 지출하는 점을 감안할 때, 고령화가 가속화될수록 1인당 약제비도 필연적으로 늘어난다.
또 수출 확대에 따라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원료의약품과 기술 수출을 중심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가개발 신약(개량신약 포함), 기존 의약품의 적응증 확대(한 약물의 효과를 추가적으로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병이나 증상으로 확대),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 등을 통해 해외 수출 확대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동아ST의 슈퍼항생제는 해외에서 품목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녹십자의 혈액제제 및 백신은 임상시험을 하고 있으며, 한미약품의 위궤양치료제는 공급계약 등 절차를 밟고 있다. 이 밖에도 상당수의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해외 임상 승인을 통해 해외시장 진입 요건을 마련하고 있다. 수출로 외형성장이 가능한 업체들이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업체는 리스크요인도
제약업종 주가는 지난해 5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업종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수준을 기록하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2004~2006년 제네릭 의약품 중심의 고성장을 나타낼 당시 PER이 25배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직도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의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개발 지원, 복지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 등 정책요인, 해외시장 진입 본격화 등 구조적 요인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만큼 제약업종의 중·장기 전망은 밝아 보인다.
주요 기업들의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수익성 회복 역시 가시화되고 있다. 신약 경쟁력과 수출 모멘텀을 갖춘 상위 제약사들에 대한 투자매력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다만, 일부 바이오업체들의 경우 사업 초기 높은 연구개발(R&D) 비용에 따른 실적 악화, R&D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상존하고 있어 리스크 역시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바이오 업종에 투자할 때는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로 현금을 창출해 R&D 비용을 충당하고, 외형 및 이익 성장이 이뤄지는 기업을 중심으로 장기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김주용 < 부국증권 연구원 jykim@bookoo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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