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대학 취업률은?…SKY대 64.9%·성균관대 2년째 1위

입력 2013-09-06 13:55   수정 2013-09-06 14:02


국내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을 모두 합하면 330여개. 대학(大學)은 말 그대로 큰 가르침을 배워 인격과 학문을 닦는 고등교육의 핵심 기관이다. 대학 진학은 보다 깊은 학문적 연구를 위함이면서도 ‘취업’ 역시 중요한 대학 진학의 목적이다. 책상 이론으로만 존재하는 학문은 꿰지 못한 구슬 서말과 같다. 실용적으로 활용되지 못하는 학문은 그만큼 힘이 약하다는 얘기다. 학사 관리, 교육과정 전임교원 확보율 등과 함께 취업률이 중요한 대학 평가 기준으로 자리잡은 이유다. 최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대졸자 평균 취업률을 발표했다. 지난해에 비해 0.2%포인트 하락한 59.3%다. 이는 대학생 10명 중 6명만 취업에 성공하고 4명은 취직을 못한다는 의미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청년 취업난 속에서 학과·학교별 취업률을 꼼꼼히 확인해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기업들, 현창 밀착형 교육 선호

최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 연계 취업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8월과 올해 2월 전국 552개 고등교육기관을 졸업한 55만명의 취업률을 조사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는 취업률 부풀리기를 막기 위해 대학 재정으로 인건비를 지원받아 한시적으로 취업한 경우 등은 제외했다. 4년제 대학 취업률은 55.6%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반면 전문대학의 취업률은 61.2%로 전년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이 자료는 이달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다.

대학별 취업률은 졸업생 기준 3000명 이상은 가군, 2000~3000명 미만은 나군, 1000~2000명 미만은 다군, 1000명 미만은 라군으로 구분해 발표했다. 성균관대는 졸업생 기준 3000명 이상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취업률 1위를 차지했다.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은 “삼성 LG 등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기업과도 산학협력 관계를 맺고 현장밀착형 교육을 강화한 것이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성균관대는 삼성전자와 함께 100% 취업을 보장하는 반도체시스템 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다른 정보기술(IT) 관련 학과들도 학교와 기업이 50 대 50 비율로 수업을 담당해 실전형 교육을 하고 있다. 성균관대에 이어서는 고려대(69.1%), 서울과학기술대(67.2%), 연세대(64.2%), 인하대(63.2%)가 상위 5등을 차지했다.

이른바 ‘SKY’ 대학 평균 취업률은 64.9%로 지난해 64.2%에서 소폭 올랐다. 그러나 취업 대신 유학이나 대학원 진학을 선택한 비율도 작년보다 더 증가했다. 서울대 출신의 대학원 진학률은 지난해 28.9%에서 올해 33.2%로 30% 선을 넘어섰고 고려대(22.2%→23.5%)와 연세대(21.4%→23%) 진학률도 모두 상승했다.

#의약·교육계열 강세 여전

계열별 취업률을 따져보면 인문·사회·교육·공학·자연·의약·예체능 등 7개 계열 가운데 의약과 교육·공학 계열의 취업률 강세가 이어졌다. 전문대는 교육 계열 취업률이 81.9%, 의약이 70.8%였다. 대학에서는 의약이 71.1%로 가장 높고 공학(67.4%)과 사회(53.7%) 순이었다. 대학의 교육 계열은 임용고시 대기 발령자가 많아 취업률이 47.5%로 낮았다. 전공별로는 전문대에서 유아교육(82.3%)과 유럽·기타어(79.5%), 농수산(75.7%)의 취업률이 높았다. 대학은 의학(86.1%), 치의학(84.3%), 초등교육학(78.5%) 등이 강세를 보였다. 해외취업자는 지난해보다 313명 늘어난 23.6%로 나타났다. 국가별 비중은 호주(21.8%), 미국(19.2%), 싱가포르(14.7%), 일본(14.2%) 순이었다.

#포스텍 1인당 교육투자 최고

재학생 1인당 장학금과 1인당 교육비가 가장 많은 학교는 어디일까. 지난해 국가장학금이 신설됨에 따라 장학금 규모가 대폭 늘어났고 재학생 1인당 장학금은 857만원으로 금강대가 1위다. 학생에게 가장 많은 교육비를 투자한 곳은 포스텍이었다.

교육부가 ‘대학알리미’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의 1인당 장학금은 평균 212만4000원으로 전년보다 66만8000원(45.9%) 늘었다. 이는 국가장학금이 1조7500억원 규모로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장학금을 많이 주는 곳은 대부분 지방대였다. 금강대가 857만5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수원가톨릭대(645만9000원), 포스텍(556만3000원), 한중대(337만7000원) 등의 순이었다. 2013학년도 정원 내 신입생 충원율은 98.7%로 전년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학령인구 감소와 고졸자 취업 확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4년제 가운데 신입생 충원율이 90% 이상인 대학은 157개교로 전년보다 4개 줄었다. 재학생 충원율은 112.7%로 전년보다 1.2%포인트 증가했다.

손정희 한국경제신문 연구원 jhs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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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 부실대학 '퇴출 경보등'…정부 재정지원 제한

교육부와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최근 전체 대학 및 전문대 337곳을 평가해 취업률 등 지표가 부실한 35곳을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으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부실 정도가 심한 경주대 고구려대 등 14곳은 ‘학자금 대출 제한대학’으로, 학자금 대출을 못 받는 대학 중 9곳은 국가장학금 지원도 제한하는 ‘경영부실대학’으로 선정했다. 교육부는 2014학년도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 학자금 대출이나 국가장학금 지급이 제한되는 대학인지 확인하도록 당부했다.

특히 경영부실대학 9곳은 곧바로 구조조정 물살에 휩싸일 전망이다. 부실대학에는 국가장학금 등 모든 재정 지원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부실대학은 부실 정도가 커지는 데 따라 재정지원 제한대학→학자금 대출 제한대학→경영부실대학→퇴출 등으로 지정된다. 경영부실대에 입학한 학생에게는 국가장학금 1유형 지원도 제한된다. 이에 따라 상당수 학생들이 이들 대학 진학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고 학생 충원이 되지 않아 학교 운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그동안 경영부실대학을 지정하면서도 대학 회생을 위해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부터 국가장학금 지급 가능대학 명단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경영부실대학 명단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그만큼 정부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지금까지 건동대 명신대 선교청대 경북외국어대(이상 4년제) 동우대 성화대(전문대) 등 6곳이 퇴출됐거나 폐교절차를 밟고 있다. 올해부터는 인문계와 예체능계 취업률을 평가 지표에서 빼기로 함에 따라 대학 간 취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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