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말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K그룹이 증시에 입성한 이후 상장에 성공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없다. 국내 커피와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 1위 업체인 카페베네와 BBQ가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서 '제2의 MPK' 탄생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 카페베네·BBQ, 상장 재시동
카페베네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IPO를 추진했지만 실적 부진으로 발목이 잡힌 바 있다.
먼저 외식과 제빵 등 적자 사업을 정리했다. 카페베네는 올 7월 드러그스토어 '디셈버24' 사업에서 손을 뗀 데 이어 최근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 사업부를 물적 분할했다. 주력 사업인 커피 프랜차이즈 부문만 존속법인으로 남겼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블랙스미스와 마인츠돔의 부진한 실적으로 올 상반기 카페베네의 영업손실이 20억 원으로 집계됐다" 며 "적자사업 분할을 통해 영업적자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형자산 처분에도 나섰다. 카페베네는 구사옥인 서울 광진구 중곡동 사옥과 강남구 청담동 사옥에 대한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구사옥들의 매각금액은 100억 원 정도로 추정된다. 구사옥에 있는 인력은 청담동 경기고 인근에 위치한 신사옥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기업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아 내년 하반기 기업공개(IPO)를 단행할 계획이다.
카페페베네는 KDB대우증권과 상장 주관사 계약을 체결했지만 예비심사청구서는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BBQ도 상장 추진의 걸림돌이었던 부채 털기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최근 BHC 매각을 통해 누적 부채 450억 원을 모두 덜어냈다. BHC의 매각대금은 100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BHC 매각으로 올해 실적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영업이익이 안정적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재무건성정을 확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BBQ는 자회사 BHC의 코스닥 상장을 시도했지만 상장 예비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후 상장 주관사 선정, 예비심사청구서 제출 등 구체적인 상장 절차를 밟고 있진 않다.
◆ '제2 MPK', 이번엔 탄생할까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시장 규모가 100조 원에 달하지만 유독 증권시장에서는 대접을 못 받고 있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아이템 생명주기가 짧아 실적 전망이 어려운 탓이다.
지금까지 상장에 성공한 프랜차이즈 업체는 MPK와 생맥주 전문점 '쪼끼쪼끼'를 운영하는 태창파로스 등 두 곳뿐이다. MPK가 상장된 후 4년 동안 여러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증시 문을 두드렸지만 열리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상장사는 우회로를 통해 힘겹게 증시에 입성한 이후에도 순탄치 못한 길을 걸었다. 상장 당시 6000원 선이었던 MPK 주가는 현재 2000원 대로 떨어졌다. 2007년 상장한 태창파로스는 거듭된 유상증자와 경영진의 배임·횡령으로 눈총을 받았다.
이에 따라 카페베네와 BBQ의 상장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프랜차이즈 상장은 예정대로 진행되기가 어렵다" 며 "가맹점포의 경우 업체 소유가 아닌 개인 점주들의 것이기 때문에 항상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이어 "프랜차이즈 업황의 부침이 심해 개별 업체들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이지 않은 것도 상장이 쉽지 않은 이유" 라며 "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트렌드 강하고 변화가 빨라서 예측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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