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유라시아 횡단철도 미리 준비하라"

입력 2013-09-08 17:22   수정 2013-09-09 05:03

현대로템, 10일 訪韓 러 최대 중공업회사와 협력…한·러 정상회담서도 논의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의 철도차량 제작업체인 현대로템이 유라시아 횡단 철도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러시아 업체와 협력하기로 했다. 지난 6일 한·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국에서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유라시아 철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미리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유라시아 협력을 강화하는 게 새 정부의 국정과제인데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은 알렉세이 티샤에프 철도사업본부장 등 러시아 UVZ 경영진이 10일 경남 창원에 있는 철도차량 공장과 연구소를 방문한다고 9일 발표했다. 현대로템은 이들과 대규모 러시아 철도 사업에 대한 협력과 기술이전 방안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UVZ는 러시아 연방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한 국영회사로 화물철도 및 특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60억달러, 직원수 7만명에 이르는 러시아 최대의 중공업 회사다.

현대로템은 2008년부터 러시아 철도청, 모스크바 지하철 등과 세미나 및 기술 교류, 교환 방문 등을 하면서 러시아 철도 시장 진출을 준비해왔다. 작년 10월에는 러시아 철도청과 철도차량의 공급·인증·연구개발을 위한 협력 합의서도 체결했다.

또 러시아 시장 환경에 맞는 고속형 장거리 전동차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가 2015년까지 개통 예정인 모스크바 순환선 전동차 231량(4억달러 규모)과 모스크바 지하철 고급 전동차 2500량(42억달러)에 대한 입찰도 준비하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UVZ 등과의 협력을 통해 유라시아 철도 사업에 적극 참여키로 하고 세부 실행 방안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이 유라시아 철도의 설계 및 생산기술과 기자재 공급,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남북관계 개선 여부에 따라 철도 차량을 러시아는 물론 북한 업체와도 함께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현대로템의 유라시아 철도 사업 구상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꿈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정 명예회장은 1970년대 중반 현대로템의 전신인 현대정공 시절 “우리가 만든 열차로 부산에서 서울, 평양을 걸쳐 유럽까지 가고 싶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사진)도 이런 선친의 뜻을 이어받아 사업 추진에 적극적이다. 정 회장은 최근 “부산에서 독일 함부르크까지의 1만9000㎞ 거리를 배로 가면 27일이 걸리지만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하면 열흘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운반 비용이 컨테이너 1대당 평균 980달러로 배를 이용할 때의 2200달러보다 훨씬 싼데다 안전하고 빠르다”며 “그룹 차원에서 유라시아 철도 사업을 성사시킬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자동차 운반선의 경우 컨테이너선보다 운송 시간이 더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이 철도를 이용하면 유럽으로 수출하는 차량의 운송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철도 차량이나 레일 등에 들어가는 고급 철강재를 현대제철로부터 공급받는 등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유라시아 철도 구상은 북한 나진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것 외에 시베리아 횡단철도 개·보수 등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사업이 추진되면 규모가 엄청날 것으로 추정된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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