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고려한 출구전략"
선진국인 독일도 동조…지역금융안전망도 공감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선진국과 신흥국 간 가교 역할을 맡아 첫 다자외교 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8일 외신과 정부 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선진국 출구 전략과 지역금융 안전망(RFA) 강화, 중기 재정 건전화 등 주요 쟁점 사항에 걸쳐 선진국과 신흥국 간 정책 공조를 이끌어내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번 회의의 최대 쟁점이던 출구 전략을 놓고 선진국은 세계 경제의 정상화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반면 신흥국은 급속한 자본 유출입의 부작용을 이유로 신중론을 펼쳤다.
박 대통령은 세계 경제가 맞물려 돌아가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출구 전략 논의로 신흥국 경제가 어려워지면 선진국 경제도 함께 힘들어질 수 있다며 공동체 의식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주장에 터키 브라질 인도 등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인 독일까지 동조하면서 정상 선언문에도 새로운 내용이 반영됐다.
출구 전략이 세계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하도록 ‘파급 효과(spillover effect)’를 관리하자는 내용으로 새로운 합의가 이뤄진 것. 또 선진국 통화정책의 정상화는 견고한 성장세에 따를 것이며, 중앙은행도 통화정책 변화를 신중히 조정하고, 시장과 명확히 소통하기로 약속했다.
박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제안한 지역금융 안전망 강화도 신흥국들의 지지에 힘입어 주요 의제로 발전했다.
중기 재정 건전화 방안에서도 박 대통령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G20 공동의 재정전략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독일과 인도 등 회원국의 지지를 받았다. 이 밖에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조경제’ 제안에 대해 G20 의장국인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고민 중인 혁신경제와 유사하다”며 공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선진국과 신흥국의 입장을 담은 박 대통령의 다양한 제안이 정상 선언문에 반영되면서 G20 체제의 실효성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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