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는 삶거나 쪄 먹을 때 가장 맛있다. 익히는 과정에서 살이 연해지고 맛도 달착지근해진다. 살의 15~20%가 단백질이고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해 건강식품으로도 인기다. 가열할 때 껍질이 빨갛게 변하는 것은 새우처럼 카로티노이드 색소인 아스타크잔틴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또한 우리 몸 속의 콜레스테롤을 조절하고 항암효과를 높여준다고 한다.
꽃게는 야행성이다. 수심 20~30m의 바닷속 모랫바닥에 살면서 낮에는 모래펄 속에 숨어 지내다 밤이 되면 눈을 내밀고 집게발로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 먹는다. 추울 땐 깊은 곳에서 겨울잠을 잔다. 3월 하순부터는 산란하러 얕은 곳으로 이동한다. 이때 많이 잡히는 것은 알이 통통하게 오른 암꽃게다. 7~8월의 금어기에 충분히 영양을 섭취한 뒤 초가을에 잡히는 건 살이 꽉 찬 수꽃게다. 그래서 봄엔 암꽃게, 가을엔 수꽃게가 제철이다.
올핸 가을 꽃게가 특히 많이 잡힌다고 한다. 지난해의 2배가 넘는 대풍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어린 꽃게가 한창 성장하는 여름철 서해 수온이 평년보다 3도가량 높은 데다 태풍이 덮치지 않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원전 방사능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국산 꽃게를 선호하면서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대형 마트마다 꽃게 매장을 따로 만들 정도다. 소래포구에서 1㎏에 1만~1만5000원, 안면도 등 꽃게축제장에선 몇 천원씩 싸게 살 수 있다.
집에서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해도 된다. 꽃게는 톱밥에 넣어 배달하는데 이는 동면상태를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꽃게가 모래펄에 몸을 묻고 겨울잠을 잘 때처럼 14~15도에 온도를 맞추고 모래와 비슷한 톱밥을 넣어 잠들게 하면 신선도를 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톱밥은 게의 호흡에 별 지장을 주지 않고 가벼우면서 쿠션 기능으로 몸체까지 보호해 준다. 톱밥 속의 꽃게가 일시 냉동 상태라 해도 해동하면 금방 살아난다. “어, 다 죽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게는 어느 나라에서나 즐겨 먹는데 옛날부터 중국 사람이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당나라 시인 이태백의 ‘월하독작(月下獨酌)’ 4편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게의 집게발 안주는 신선의 약이요/ 술지게미 언덕은 봉래산이라/ 모름지기 빛 고운 술까지 마셨거늘/ 달빛 타고 높은 누대에서 마음껏 취해 볼거나.’ 동진(東晉)의 필탁(畢卓)도 ‘한 손에는 게발 들고 한 손엔 술잔 들고 주지(酒池)를 헤엄칠 수 있다면 일생 무엇을 더 바라리오’라고 했다.
하늘 높고 바람 좋은 요즘 같은 날, 우리도 함께 모여 게껍질에 밥 비벼 먹고 게발 안주에 술 한 잔씩 곁들여 볼거나.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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