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가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도쿄올림픽 개최가 주춤했던 아베노믹스의 기폭제가 되면서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CE)는 8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총회에서 2020년 제32회 하계올림픽 개최 도시로 도쿄를 선정했다.
일본 증시는 도쿄올림픽 유치로 축제 분위기다. 9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2% 이상 상승 출발해 급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한국 증시에 도쿄올림픽이 부정적인 재료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정상은 8일 "도쿄올림픽 개최 결정으로 미칠 경제 효과가 크다" 며 "2020년 아베노믹스 효과가 최고조에 이를 때와 겹쳐 아베노믹스 제4의 화살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올 3~4월 코스피에 충격을 줬던 아베노믹스 충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건은 환율이다. 9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108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엔화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화 강세·엔화 약세 추세가 강화된다면 일본 기업 대비 국내 수출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될 수 있다.
이재만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엔저원고로 인한 수출가격 경쟁력 약화 등과 같은 문제는 국내 수출 경기와 증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직접적인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도쿄올림픽 개최가 이런 추세를 강화시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신중호 이트레이드증권 애널리스트는 "도쿄올림픽 개최지 선정이 엔화 약세 추세를 강화시키고 심리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올림픽 개최 결정으로 아베 총리의 9월 말~10월 일본 소비세 인상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로다 일본은행 총재는 소비세로 인한 하방 리스크 방지를 위해 추가 경기부양책을 예고한 상태다.
일본 정부가 소비세 인상을 통해 재정수지 적자 축소 노력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면 현재 일본은행이 시행하고 있는 대규모 국채매입 영향력도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신 애널리스트는 "미국 경기 회복세가 뚜렷해질수록 달러화의 투자 대상 선호, 엔화의 조달 통화 부상으로 엔화 약세 추세를 높여주는 요인이 될 것" 이라며 "코스피보다 닛케이 매력도가 높아진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코스피가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2000선에 다가설 정도로 상승한 점도 가격면에서 부담이다.
하지만 한국증시에 대한 지나친 우려는 시기상조라는 목소리도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국내 수출기업들은 환율보다 글로벌 경기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며 "글로벌 신규주문이 재고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보면 국내 수출경기가 탄탄한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내 주요 제품의 수출 경쟁력도 향상됐다" 며 "정보기술(IT)과 화학은 일본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고 자동차도 격차가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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