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 접수를 마감한 주요대학들의 경쟁률이 지난해보다 다소 낮아졌다. 논술 중심 전형 비중이 커진 데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선택형 수능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는 수시 전형을 기피하는 경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대학들과 학원가에 따르면 전반적으로 지난해 대비 수시 지원율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대 7.82대 1→7.10대 1 △연세대 18.53대 1→17.34대 1 △고려대 24.90대 1→21.37대 1 △서강대 29.32대 1→26.97대 1 △성균관대 28.25대 1→26.42대 1 △한양대 32.56대 1→31.75대 1 등을 기록했다.
올해 수준별 선택형 수능 도입으로 수능 지정 영역별 고득점 수험생 감소가 예견된 데 따라 실제 지원율도 감소한 것이다.
주요대학은 우선선발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 수험생 유치에 힘썼으나 일반선발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었다. 또한 수능의 예측가능성이 떨어지면서 대학들이 별도 대비가 필요한 논술 중심 전형 선발인원을 늘린 것도 지원율 감소로 이어졌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수시 경쟁률 하락의 원인은 주요대학의 논술선발 인원이 증가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주요대학의 모집정원이 가장 많은 논술 중심 전형의 모집정원 비중이 커졌지만 지원 가능한 학생은 늘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도 "올해 선택형 수능 시행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 만족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등 바뀐 입시 제도의 영향으로 지원율이 감소했을 것"이라며 "수준별 수능 변수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는 수험생이 적어졌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반적으로 수시 전형의 지원율이 낮아졌지만 입학사정관전형은 지난해와 비슷한 지원율을 보였다. 올해 입학사정관제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압박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적용되는 학생부 중심 전형도 기준이 논술 중심 전형만큼 높지는 않아 큰 영향이 없었다.
주요대학 중 이화여대는 평균 14.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원자 수가 전년 대비 30%(6000여 명) 가량 늘어나는 예상 외의 결과가 나왔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교육부가 2015학년도부터 도입키로 한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과 유사하게 학생부·논술·실기 위주로 간소화된 전형을 이미 실시, 수험생들이 예측 가능한 전형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집단위별 최고 경쟁률은 대부분 의예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비해 지원율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학과들보다 훨씬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성균관대 269.2대 1, 중앙대 181.27대 1, 한양대 120.67대 1, 고려대 103.5대 1 등을 기록했다.
의예과의 높은 경쟁률은 자연계열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지원한 결과다. 대학들이 의학전문대학원을 폐지하고 점차 의대로 복귀하면서 의예과 인원도 늘어나는 추세. 인원 증가에 따라 커트라인 하락에 대한 기대 심리로 인해 지원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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