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3개월 年 2.94% 금리도
▶마켓인사이트 9월9일 오전 8시41분
지난해 발행 규모 10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른 신용파생상품 유동화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올 5월 금융당국 규제로 존폐 위기에까지 내몰렸다가 이를 회피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의 상품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덕분이다. 일각에서의 ‘꼼수’ 논란에도 불구하고 관망하던 증권사들까지 복제품 양산에 뛰어들며 열기를 더하고 있다.
○다시 타오르는 불씨
9일 신용평가사 공시자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이달 들어 지난 6일까지 5건의 ‘신용파생상품 계약이 첨가된 자산유동화기업어음’(이하 신용파생ABCP) 총 1900억원어치를 발행, 판매했다. 지난 5월 관련 규제 시행 이후 8월까지 4개월 동안 11건 3300억원에 불과하던 발행이 이달 들어 하루 한 건꼴로 늘어난 셈이다.
신용파생ABCP는 일반채권과 신용부도스와프(CDS) 계약을 한 데 뭉친 고금리 금융상품이다. CDS란 특정 국가나 기업 부도 시 보험사처럼 투자 원금을 보상해주기로 하는 금융회사 간 계약이다. 유사시 원금을 보장받는 쪽에서 3개월마다 정해진 보험료(CDS 프리미엄)를 지급하는데, 이 보험료가 +α 수익률의 원천이 된다. 증권사들은 1년에 많게는 발행금액의 0.2%포인트 안팎에 해당하는 수익을 마진으로 챙긴다. 대부분 CDS 계약이 5년 만기이기 때문에 가령 1000억원어치를 발행하면 모두 10억원(1%포인트) 안팎의 수익을 남길 수 있다.
신용파생ABCP는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공식적인 집계는 없지만 신평사들은 지난해에만 1년 전보다 3배 이상으로 불어난 10조원대 신용파생ABCP가 발행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기초자산으로 쓰이는 CDS 거래잔액의 경우 2011년 말 11조원에서 올 3월 말 57조원으로 400% 넘게 폭증했다.
○새로운 구조의 유행
금융당국은 무분별한 신용파생ABCP 발행을 우려해 지난 5월6일 철퇴를 가했다. 만기 1년 이상 ABCP를 발행할 경우 200쪽 안팎의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신용파생ABCP가 CDS 계약에 맞춰 5년 만기로 발행되던 관행을 정조준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설계도를 약간 수정해 시장성 있는 상품을 내놓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인 구조는 만기 1년 미만의 ABCP를 5년 동안 이어붙여 발행하는 형태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처음 몇몇 증권사가 3개월 단위로 상환과 재발행을 5년간 반복하는 상품을 설계해 판매했는데 수익성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이후 비슷한 구조의 상품이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더니 다시 발행에 탄력이 붙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도 위험의 거래 대상도 한국이나 중국 정부처럼 국내 금융회사 관점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제한했다. 대신 보장금액을 몇 배로 확대해 안전할수록 얄팍해지는 CDS 프리미엄과 잦은 발행에 따른 수익성 악화 문제를 해결했다. 가령 1000억원 규모 한국 정부 CDS 계약을 기초로 200억원의 ABCP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한국 정부 신용에 문제가 생길 경우 200억원을 투자했어도 최대 1000억원을 물어줘야 하는 위험한 구조다.
○증권사 위험 부담 커져
새로운 구조의 신용파생ABCP는 우정사업본부와 증권사 특정금전신탁 등 주요 수요자 관점에서 여전히 매력적인 상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른 어떤 금융상품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수익률 때문이다. 지난 2일 교보증권이 주관하고 특수목적회사(SPC)인 에이비에프티제일차가 발행한 ABCP는 만기가 3개월임에도 불구, 연 2.94% 금리에 판매됐다. 1년짜리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인 연 2.6% 수준을 크게 웃돈다.
다만 새 구조로 무제한적인 발행은 불가능하다. 3개월 뒤 재발행할 때 팔리지 않은 물량은 증권사가 전액 사들이는 내용의 ‘매입 약정’을 반드시 체결해야 해서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재무건전성(NCR) 규제로 증권사들이 ABCP 매입 약정 한도를 무작정 늘릴 수는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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