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꽃 중의 하나가 데이지 꽃이다. 꽃집에 가도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게 이 꽃이다. 민들레를 연상시키는 국화과의 꽃으로 장미처럼 화려한 자태를 뽐내지는 않지만 보면 볼수록 은근하게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꽃이다. 그래서 꽃말도 겸손한 아름다움이다.
프랑스 화가 쥘 시릴 카베(1859~1940)는 데이지의 은근한 아름다움을 시골 소녀의 순박한 아름다움에 비유했다. 도시 처녀처럼 아름답게 치장하지는 않았지만 소박한 옷차림 속에서도 그 아름다움은 보석처럼 빛난다. 화가도 마찬가지다. 카베는 소박한 아름다움을 구하는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은은한 매력을 지닌 화가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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