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복지제도가 가져온 비효율성과 근로의욕 상실 등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스웨덴은 계속 제도를 개혁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손쉽게 보편적 복지를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보건사회부사회보장 장관(사진)은 9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웨덴이 100년간 복지정책을 통해 얻은 교훈은 복지제도를 늘리면 늘릴수록 사람은 일하지 않으려는 속성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 정부와 사회보장협정을 맺기 위해 방한한 크리스테르손 장관은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기본적인 권리와 함께 스스로 부양해야 하는 의무를 강화해온 것이 지난 10년간 스웨덴이 복지를 개혁한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스웨덴은 2006년 우파 정권이 집권한 이후 실업수당 지급 기준을 실업 전 소득의 80%에서 70%로 줄이고, 지원 요건을 강화하는 등 개혁 조치를 취했다.
크리스테르손 장관은 이어 “관대한 복지제도는 과도한 세금이라는 리스크를 수반하게 돼 있다”며 “장기적으로 사람들이 일을 하게 함으로써 소득을 가지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방향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복지정책의 방향은 “복지 의존도를 줄이고 더 많은 사람이 일을 하게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스웨덴은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480일간의 육아휴가(유급)를 주고, 고품질의 유아교육을 국가가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율은 77%에 달한다.
그는 또 한국의 기초연금 도입에 대해 “정확한 상황은 모르지만 소득에 따라 차이가 나는 연금(소득비례연금)과 (국가가 지원하는) 기초연금이 어느 정도 차이가 나야 사람들이 계속 근로하려고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 차이가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근로의 대가인 소득에 따라 내고 노후에 받는 연금액이 국가가 대가 없이 지원해서 받는 연금액보다 커야 근로의욕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 정부에서 논의하고 있는 기초연금 도입 방식은 매달 65세 이상 노인의 70%에게 10만~20만원을 주는 것으로,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할 경우 계속 일을 하면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는 의욕을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스웨덴은 1990년대 초 기초연금 등에 들어가는 예산이 급증하자 보편적 기초연금을 저소득층에 대한 선별 지원 형식으로 전환했다.
복지 분야에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크리스테르손 장관은 “민주주의는 매일 투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국민연금처럼 민감하고 장기적인 문제에 대해 선거가 있을 때마다 논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여러 정책 분야에서 매일 투쟁하지만 하나의 부분에서는 투쟁하지 않는다. 초당적으로 합의한 연금 개혁이 그것”이라고 소개했다. 연금 등 장기적인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사회적, 정치적 합의를 이뤄내야 국민에게 안정적 기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가별 특성에 맞는 복지정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한 국가의 사회보장 모델은 다른 국가로 수출하거나 수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각국의 사회보장제도는 한 나라의 역사 문화 종교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기 때문에 독자적 발전의 경로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세계 각국이 상호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국가별 협력을 통해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수당 소속인 크리스테르손 장관은 1988년 보수당 청년조직 전국위원장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민간 기업에서 홍보담당 임원, 스톡홀름시 사회노동시장 분야 부시장 등을 역임했다.
김용준/은정진 기자 juny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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