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 '명절에 듣기 싫은 말' 1위… "친척 ○○은 대기업 취업했대"

입력 2013-09-10 10:17   수정 2013-09-10 10:20

추석 연휴를 앞둔 구직자들이 명절에 친척들로부터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은 대기업 들어갔던데"와 같은 비교 발언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은 신입 구직자 644명을 대상으로 '추석 때 가장 듣기 싫은 말'을 조사해 결과를 10일 공개했다. 설문에 따르면 '친척 ○○은 대기업 들어갔던데'가 25.9%로 듣기 싫은 말 1위에 올랐다.

취업이 안 돼 위축된 상태의 구직자 입장에선 주위와 비교하는 말에 자존심이 상하거나 취업 의욕까지 꺾일 수 있어 주위 사람들의 배려가 필요한 대목이다.

구직자들은 '너 아직도 취업 못해서 놀고 있니?'(16.8%)와 같이 다그치거나 취업을 재촉하는 말에도 큰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애인은 있니?'(7.3%) △'너 몇 살이더라? 어떡하려고 그러니'(7.1%) △'너 대체 뭘 하려고 그러니?'(6.8%) △'취업 눈높이가 문제라더라, 눈을 좀 낮춰'(5.8%) △'그래서 결혼은 할 수 있겠니?'(4.5%) △'내가 취업자리 좀 알아봐 줄까?'(3.4%) △'부모님께 불효 좀 그만하고 취업해야지'(3.3%) △'쉬는데 아르바이트라도 해야지?'(3.1%) 등이 듣기 싫은 말로 집계됐다.

이런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 구직자의 43.2%가 일부러 명절 귀성과 가족모임을 포기한 적 있었다.

구직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힘이 되는 말로는 '지금 늦는 건 아무것도 아니야, 신중하게 해'(21%)가 꼽혔다. 이외에 '남들 말에 흔들리지 말고 네 소신을 지켜'(13.7%) '용돈 줄까?'(11.8%) '넌 잘하리라 믿는다'(9%) '수고가 많다, 힘내'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거야'(이상 8.7%) 등의 응답이 이어졌다.

한편 구직자의 53.6%는 추석 연휴에 가족과의 시간 대신 취업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취업 준비에 집중하기 위해서'(47.8%·복수응답) '지원 마감일이 촉박한 기업이 있어서'(44.1%) '부모님, 어른들 뵙기 민망해서'(20.6%) '친척 어른들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서'(18.3%) '쉬면 연휴 끝나고 적응 못할 것 같아서'(15.1%) 순으로 답변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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