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지난 1월 23일 서울 강남에서 담배꽁초로 인해 의류 매장이 홀랑 다 타버리는 사고가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이 사건 이후 '불난 집, 재복 기운 받아가세요'라는 파격적인 문구와 함께 천막을 치고 옷을 팔자 시민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날개 돋친 듯 팔렸나갔다. '불난 집은 무엇을 해도 불처럼 잘 일어난다'는 속설 때문이다.
재복을 받으며 불처럼 일어날 준비를 한 사람은 비단 옷을 산 시민들뿐만이 아니다. 지난 9월 6일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새 사옥에서 만난 김민우 핫독 스튜디오 대표를 만났다. 그는 최근 새로운 게임 '나는 마왕이다3 for Kakao'를 선보이며 '불난 집' 버프와 함께 화끈하게 일어날 준비를 완료했다.</p> <p>김 대표가 전하는 불난 자리를 만난 '깨알 같은' 이사 에피소드와 함께 특별한 마케팅없이 유저들의 입소문으로 탄력이 붙은 '나는 마왕이다3'의 행운(?) 조짐에 대해 속속들이 들어보았다.</p> <p>■ '베란다 불 나고 '모두의 게임' 대박...불난 자리 듣자 바로 계약'</p> <p>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처음 눈에 들어온 핫독 스튜디오의 느낌은 '빨갛다'였다. 새빨간 색 문이 유난히 튀었기 때문이다. 빨간색이 트레이드마크라는 핫독 스튜디오는 이 때문인지 유난히 '불'과 연관이 많다.
우선 이름부터 'Hot'이 들어가는 것도 그렇고, 2번 연속 불난 자리에 사무실을 꾸렸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전 사무실 베란다에서 불이 난 적 있다. 그 때 정말 놀라긴 했지만 내심 '어? 게임이 대박나려나?'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모두의 게임 for Kakao'가 크게 빵 터졌다. 그래서 이번에 사무실을 알아보러 다닐 때도 이 자리가 불난 자리라고 해서 바로 계약했다. 새 게임도 대박이 났으면 좋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이야기했다.</p> <p>사실 새 둥지는 이전 사무실에서 보면 1킬로미터도 안되는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다. 신사역에서 1번 출구 3분 거리다. 그는 '이전 사무실이 공간이 좁았고 계약이 끝나 이사 준비는 5월부터 했다'고 전했다. </p> <p>자랑도 빠질 수 없다. '공간이 넓어져서 좋다. 이제는 회의실도 있고, 손님을 맞이방도 있어 좋다. 이전 사무실은 너무 좁아서 회의하던 사람들을 도중에 쫓아내는 일도 있었다. 또 자리에 있다가 화장실이라도 가려면 의자 사이를 비집고 나와야 할 정도였다. 이젠 여유있게 이용할 수 있다'
새 건물이라 깔끔하다. 여유로운 공간으로 근무환경으로 쾌적해졌다. 인기 아이돌 노래를 틀어놓고 베란다에서 라면도 끓여 먹을 수 있다. 이런 풍요로움(?)에 직원들의 만족도는 한층 올라갔다고 한다.</p> <p>아닌게 아니라 게임회사답게 센스 넘치는 '사무실에서.avi', '저기...드릴 말씀이 있는데..mp3'등의 회의실 이름이 눈에 띄었다. 휴게 공간에는 덕력을 쌓을 수 있도록 만화책이 넘쳐났다.
김 대표는 '이전 건물에서 최대한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은 모두 가져와 재활용을 했다. 하지만 새 술은 새부대에라는 말처럼 새 게임도 오픈한 만큼 '새 출발', '시작'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곳이다'고 이야기했다.</p> <p>■ '수집계 대세 RPG 게임판서 '조작계'로 선점하겠다'
새 둥지에서 비상을 꿈꾸는 핫독스튜디오 새 게임 '나는 마왕이다3'는 어떤 게임일까? 김 대표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이사를 하면서 군살을 쫙 빼고 왔다. 기존에 개발하고 있던 SNG 장르도 접었다. 사실 개발하던 게임을 중간에 드롭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있는 장르를 집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며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p> <p>핫독이 '모두의 게임'으로 1000만 다운로드의 선풍을 일으켰지만, 정작 가장 자신있어 하는 분야는 바로 '액션'이었다. 이번에 선보인 '나는 마왕이다3'는 인기를 모은 1편과 2편에 이은 후속작이다. 전작에서 세계관을 그대로 가져왔다. 1, 2 편이 횡스크롤 액션이었다면, 3편에서는 콘솔 게임을 조작하듯 손맛을 느낄 수 있다.
김 대표는 '8방향 컨트롤 RPG에 로망이 있었다.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간다. 하지만 거의 싱글형 게임으로 소셜 게임이 주목받는 현재 시점에서 소위 말하는 '시대 역행 게임'이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여기에 아직 콘텐츠를 다 넣지 못한 상태에서 출시되었다. '미숙아'라고 말할 수도 있다. 11월까지는 인큐베이팅을 하면서 콘텐츠를 더욱 보강할 생각이다'고 전했다.</p> <p>왜 마왕은 미숙아로 세상에 나올 수밖에 없었을까? 그는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사실 마음 같아서는 지난해 말에 출시하고 싶었다. 하지만 개발 도중 프로그래머가 허리 문제로 요양을 떠나게 되어 신입 프로그래머와 공동 개발을 진행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래서 개발이 늦게 진행되었다'고 이야기했다.</p> <p>그렇지만 반전의 기회도 생겼다. 타이밍이 맞았다. 그는 '게임 출시에는 '타이밍'도 중요하다. 지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아직까지 손맛을 살린 3D '조작계'(그가 칭한 장르명) 게임은 많이 출시되지 않았다. 핀콘의 '헬로히어로 for Kakao' 같은 경우는 '수집계(수집의 재미를 즐길 수 있는)'에 가깝다. 3D 게임들이 줄줄이 나오기 전에 적어도 '조작계'에서 선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 게임같이 약간의 '신컨(신의 컨트롤)'을 요하는 게임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p> <p>■ '졸업생 유저 보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다'</p> <p>그렇다면 게임을 접한 유저들의 반응은 어떨까? 2013년 9월 10일 카카오 게임 인기순위 기준 '나는 마왕이다 3'은 56위에 위치하고 있다.</p> <p>눈에 띄게 높은 순위는 아니지만 김 대표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사전 등록 이벤트나 오픈 당시 이벤트를 제외하고 마케팅을 아예 안했다. '팔라독 for Kakao'와 크로스 마케팅을 하긴 했지만, 지하철 광고나 배너 등을 전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카카오톡 신규 게임과 입소문,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페이스북에 홍보한 것만으로 이 정도 순위를 유지하고 있어 깜짝 놀랐다. 만족한다'고 말했다.</p> <p>더욱이 그는 졸업생 유저의 댓글을 볼 때면 눈물이 핑 돈다. '아마 게임을 출시한 모든 대표가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매일 밤에 잠도 안자고 침대에 누워서 게임 순위와 유저들의 댓글을 본다. 종종 '1,2편을 모두 플레이했던 유저다'라고 말하는 졸업생 유저가 보이면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이 반갑다.'
유저들은 리뷰란에 '오랜만에 할 만한 RPG가 나왔다'라며 타격감 넘치는 손맛에 좋은 평가를 주었다. 김 대표의 예상대로 '조작계' 유저들의 목마름을 채워준 것 같다. </p> <p>그는 ''나는 마왕이다 3'를 한국형 3D RPG로 만들고 싶다. 해외 RPG의 경우 액션성과 그래픽은 화려하지만 장비를 맞추는 것이나 스텟 강화 등의 요소가 부족한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한국 유저에게는 장비, 강화, 그래픽 이 3가지 모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이런 점을 어필하면 겜심이 움직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p> <p>■ '조작계 약점인 부족한 콘텐츠-불친절한 인터페이스 추석 전 업데이트'
하지만 조작계 유저들도 불만을 털어놓은 것이 있었다. 바로 '부족한 콘텐츠'와 '불친절한 인터페이스'다. 부족한 콘텐츠의 경우 김 대표 역시 동의했다. 그는 '타이밍을 맞추다 보니 짧은 기간 내에 게임 개발을 완료하게 되었고, 넣고 싶은 콘텐츠가 100이라면 아직 10도 채우지 못해 아쉽다. 유저들의 반응을 보면서 업데이트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p> <p>'불친절한 인터페이스' 역시 마찬가지다. 기자는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처음에 RPG지만 튜토리얼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한번 놀랐다. 캐릭터를 어떻게 움직이는지 1분이 지나서야 깨달아 다시 한 번 놀랐다. 또 레벨을 5이상 키울 때까지 특성 포인트가 있는 줄도 몰랐다. 아이템을 상점에 파는 법도 몰라서 헤맸을 정도였다.
김 대표는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머쓱해하며 '사실 게임을 개발하면서 우리끼리 너무 많이 플레이하다보니 '어렵다'나 '불친절하다'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시작할 때 나오는 화살표도 출시 전날 급하게 들어갔다. 패치를 통해 인터페이스는 더 쉽게 수정할 예정이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p> <p>그렇다면 현기증 날 만큼 기다려지는 업데이트는 언제이며, 어떤 내용이 추가될까?</p> <p>김 대표는 '우선 싱글 플레이 모드에서 퀘스트와 맵과 몬스터, 장비 등이 추가된다. 펫과 일일 퀘스트 등과 같이 타 게임에서 인기 있는 요소와 더불어 '현상수배'라는 이벤트 몬스터 레이드도 추가된다. 일정은 추석 전에 2번 정도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추석 인게임 이벤트도 물론 준비되어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p> <p>■ ''나는 마왕이다 3'는 '밤에 피는 장미''</p> <p>김민우 대표와 페이스북 친구를 맺거나 이야기를 나눠 본 사람이라면 게임을 할 때 '혹시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기자 역시 게임 속 캐릭터의 말투와 개그 포인트가 김 대표와 너무 비슷해 '혹시 대표님께서 게임 대본을 직접 쓰셨나요?'라는 질문을 했다. 대답은 '역시나'였다.</p> <p>그는 '내가 전부 쓴 건 아니다. 시나리오 작가가 쓰고 마지막에 내가 조금 바꿨다. 그러다보니 내 말투와 비슷해진 것 같다. 친한 지인이나 페이스북에서 내가 쓴 글을 자주 읽은 사람은 금방 알아보는 것 같다'며 게임에 대한 끈적한 애정을 본의 아니게 드러냈다.</p> <p>김 대표는 '게임이 성공할 것 같냐는 질문은 우리에게 맞지 않는 것 같다. 올해 무조건 대박을 쳐야한다. 출시할 때 빠른 감이 있었지만, 업데이트와 즐길 거리를 통해 유저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다. 유저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준비했는지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올해 꼭 가야 한다'며 결의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그가 비밀도 살짝 털어놓았다. 그는 ''나는 마왕이다 3'는 '밤에 피는 장미'다. 밤에 순위가 쭉쭉 올라간다. 아마 유저분들께서 하루 일과를 마치고 목욕 재계를 하고 침대에 누워 성스럽게(?) 게임을 즐기시는 것 같다. 마왕은 PC유저들의 성향과 비슷한 것 같다. 이렇게 남다른 마음가짐으로 게임을 플레이해주시는 유저분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테니 지켜봐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p> <p>사무실 베란다에서 불이 난 이후 '모두의 게임'이라는 초대박을 터트려 '고기를 먹어본' 김민우 대표. 불난 자리라고 해서 바로 계약한 그에게 '나는 마왕이다3'은 어떤 행운을 가져다줄지 게임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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