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국의 국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신흥국 위기설에도 투자자들이 아직 이들 국가에 흥미를 잃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신흥국 정부의 자금 조달 비용은 급증했다. 미국의 출구전략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로 발행금리가 오르면서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와 남아공은 신흥국 가운데 올 들어 최대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이날 러시아는 달러와 유로로 70억달러(약 7조5800억원), 남아공은 20억달러가량을 끌어모았다. 하루 발행액 기준으로 올 들어 최대 규모다.
하지만 국채 발행 금리(수익률)가 전보다 크게 올라 신흥국 정부의 조달 부담도 늘었다. 러시아가 발행한 10년물 국채금리는 연 5.112%로 지난해 연 4.5%에 비해 올랐고, 남아공이 발행한 12년물 국채금리도 지난 1월 연 4.665%에서 연 6.06%로 급등했다. 러시아 국채의 금리 차이(스프레드)는 약 612bp(1bp=0.01%포인트). 스프레드가 클수록 정부의 조달비용도 늘어난다.
WSJ는 미국이 자산매입 등 경기부양책을 종료하는 출구전략 시행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신흥국 국채시장에 지형 변화가 일고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신흥국 정부가 양적완화 축소 직전인 지금을 부채 상환 부담이 적은 국채 발행의 마지막 기회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또 투자자들도 금융위기 이후 5년간 이어진 선진국의 초저금리 정책이 곧 끝날 것으로 보고, 금리가 높은 신흥국 국채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앤거스 핼켓 스톤하버인베스트먼트 펀드매니저는 “신흥국 자산이 재평가되는 과정이며, 신흥국 투자의 주요 선수들이 제자리를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신흥국 가운데 특히 러시아의 국채 발행이 두드러지는 것은 인도, 터키와 다르게 무역수지 적자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석유 수출로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고, 이 때문에 해외 자본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딜로직에 따르면 신흥국 정부가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발행한 국채는 550억달러어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억달러 넘게 줄었다. 하지만 지난 5월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하기 전까지 발행액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많았다. WSJ는 아르메니아가 이달 말 처음으로 국채 발행에 나서고 케냐도 올 4분기 국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신흥국의 자금 조달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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