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불황 속 제휴 마케팅 '공세'

입력 2013-09-11 14:55   수정 2013-09-11 15:07

통신사·은행 등과 연계해 신규 고객에 '페이백'


증권사들이 장기화된 불황 속에서 보다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특히 통신사와 은행 등 다른 업계와의 제휴를 통해 신규 고객 끌어모으기를 시도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DB대우증권은 지난 9일 KT와 전략적 공동마케팅 업무 제휴를 맺고 KT 고객들에게 '제로(ZERO)선택 수수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KDB대우·다이렉트 플러스(+)'를 통해 계좌를 개설하는 KT 모바일 고객은 홈트레이딩서비스(HTS)와 모바일트레이딩서비스(MTS)로 주식 거래 시 사실상 무료 수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LIG투자증권은 통신사 LG유플러스, 은행권에서는 KB국민은행 고객을 대상으로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 홈페이지 정회원인 LIG투자증권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서비스 'U+ LIG 오르다 72'는 지난 3일 시작됐다. LIG투자증권은 월 평균잔고 1000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월 1회 이상 주식 또는 선물·옵션을 매매한 고객에게 익월 15일에 해당 계좌로 현금 3만원을 최대 24개월 간 지급한다.

KB국민은행 고객인 경우 월 평균잔고 1000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월 100만원 이상 주식 또는 선물·옵션을 매매하면 현금 3만원을 최대 12개월간 받을 수 있다.

앞서 대신증권이 KT와 제휴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신규 고객 유치에 성과를 거두면서 증권사들이 통신사 연계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모습이다.

대신증권은 지난 4월 이 증권사 CMA를 통해 통신비를 자동 이체하면 지원금 5만원과 포인트 등을 지급하는 '올레 신 제휴포인트 & 대신밸런스 CMA' 상품을 내놨다. 이후 동일한 포맷의 상품으로 시즌 2를 지난달 한 달간 진행한 결과 9만여개의 신규 CMA 계좌가 발생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일간 3000개 이상의 신규 계좌가 발생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며 "어려운 업황 속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 투자에 나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상품 가입에 따른 혜택 구조를 통신사 상품과 같이 구성한 서비스도 나왔다. 가족구성원이 한 회사의 상품을 함께 가입하거나 고객이 여러 상품을 동시에 가입할 때 추가 혜택을 받도록 한 것.

KDB대우증권은 지난 9일 가족 단위와 상품군에 대해 두 가지 결합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족 결합 서비스는 서비스 신청자를 기준으로 배우자, 부모, 자녀까지 가입 가능하다. 신청자가 2000만원 이상의 잔고를 보유하고 결합하는 가족들이 각각 2000만원 이상 자산 순증이 발생하면 익월 초 결합 가족당 3만원씩 최대 9만원의 현금을 지급한다.

상품 결합 서비스는 고객이 서비스 신청 후 일정 기준에 따라 분류된 6가지 상품군 중 2개 이상의 각 상품군에 1000만원 이상 다양하게 가입하는 경우 일정 금액을 받을 수 있다.

KDB대우증권 관계자는 "신규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고객이 보다 다양한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가족 구성원이라는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를 염두에 뒀다"고 전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마케팅으로 고객이 유입된 후 실질적인 거래 발생 및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경쟁이 격화된 상황에서 불황 속 고객 유치 방편으로 다양한 연계 마케팅이 나오고 있는데 현금 지급 등으로 마케팅비 부담이 발생하게 된다"며 "부가 혜택만 누리는 '체리피커(cherry picker)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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