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돈 3500억…역대최대 스포츠 도박사이트 적발

해외에 불법 서버 245억 챙겨…운영자 등 41명 검거


해외에 서버를 두고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수십개를 운영하면서 3500억원대 인터넷 도박판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 운영과 관련해 한 조직이 벌인 도박판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도박개장 등)로 도박사이트 운영자 강모씨(41) 등 세 명을 구속하고 운영에 관여한 프로그래머와 자금관리책 등 3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이들은 2011년 8월부터 최근까지 32개의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1만2000여명의 회원을 모집, 국내외 스포츠 경기의 승패를 두고 한 차례에 2000원에서 150만원을 베팅하도록 해 결과에 따라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모두 3500여억원의 인터넷 도박판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강씨 등은 도박판을 벌여 전체 도박금액의 7%인 245억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도박사이트의 서버와 사무실을 각각 일본과 태국에 두는 수법으로 단속을 피했다.

조사 결과 이들이 개설한 도박사이트에 베팅한 사람 가운데 5000만원 이상 베팅한 사람은 491명에 달했고, 이 가운데 7명은 5억원 이상을 거는 등 상습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사이트 이용자 가운데는 가정주부 두 명과 공인회계사 한 명을 비롯해 자영업자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이 포함됐고 일부는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 집 등을 담보로 대출까지 받아가며 도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부 상습 도박자들은 대출 등으로 신용불량자가 됐고, 다른 도박자들은 결혼자금을 모두 날려 결혼을 못하게 되거나 노숙자가 되기도 했다.

경찰은 상습 도박 혐의를 받는 491명과 대포통장 판매자 50여명 등을 조사해 모두 처벌할 방침이다. 대구경찰청 한 관계자는 “아직 상습 도박 혐의를 받는 이들 가운데 공무원이나 연예인 등 유명인으로 확인된 사람은 없다”며 “도박사이트 운영자뿐 아니라 도박을 한 사람도 철저히 조사해 모두 처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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