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청소기 '舌戰'

입력 2013-09-11 17:07   수정 2013-09-11 23:00

'영국의 잡스' 다이슨, 잡스처럼 소송 공세


삼성전자 청소기에 대해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한 글로벌 1위 진공청소기 업체인 영국 다이슨이 LG전자와도 특허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란히 2015년 세계 생활가전 1위 목표를 세운 삼성전자와 LG전자로선 유럽과 미국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위해선 다이슨의 특허 공세를 넘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

11일 LG전자에 따르면 다이슨은 2011년 미국 법원에 LG전자 청소기의 구조와 관련해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2년 가까이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다이슨이 문제삼은 부분은 진공청소기의 먼지를 비우는 구조와 볼 타입의 청소기 구조에 대한 특허였다”며 “지난해 8월 법원에서 소송이 잠정 중지(stay)된 상태로, 미국 특허청에 재심사 청구를 했다”고 말했다.

당시 다이슨 측은 소장을 통해 “법원이 추가적인 특허 침해를 막아달라”고 요청하면서 합리적인 로열티 지급에 준하는 금전적 피해보상과 변호사 선임 등 소송비용을 부담할 것을 LG전자에 요구했다.

다이슨이 삼성전자 청소기를 대상으로 제기한 특허 소송의 파장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BBC방송과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등 영국 언론들은 잇따라 다이슨 창업자인 제임스 다이슨(사진)의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를 비난하고 나섰다. 다이슨 창업자는 “다이슨이 지난 2년간 판매해온 DC37과 DC39 모델의 기술을 삼성이 가져다 썼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3000여개가 넘는 청소기 관련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다이슨은 특허권 보호를 위해 연간 100억원의 비용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슨의 삼성전자 특허침해 소송 사실이 알려지자 국내 네티즌들은 국내 기업들의 브랜드 이미지 악화를 우려했다. 아이디 ‘solidity’를 쓰는 한 네티즌은 “삼성이 워낙 잘나가니 막고 싶을 것”이라며 “국산차가 바퀴 4개 달렸다고 유럽차에 소송 당할 일도 멀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merc’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디자인은 주관적인 요소지만 기술은 객관적 요소라 명확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많은 연구를 해서 제품을 출시했다면 자신있게 붙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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