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주비전大와 홍순직 총장이 만들어낸 취업률 80%

입력 2013-09-11 17:41   수정 2013-09-11 22:03

전문대학들이 고사 직전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보란 듯이 성공 신화를 일궈내는 곳도 있다. 취업 명문대학으로 급부상한 전주비전대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전북 전주시에 있는 이 대학은 지난달 말 교육부가 발표한 ‘2013년 대학취업률’에서 80.1%의 기적적인 취업률을 기록했다. 전국 147개 전문대학 중 7위다. 3년 전만 해도 취업률 50.2%로 전국 108위에 불과하던 대학에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것이다.

지방 소재라는 핸디캡까지 날려버린 비결은 역시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양성이었다. 전주비전대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삼성SDI 부사장 출신인 홍순직 씨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부터다. 홍 총장은 취임하자마자 기업에서의 경험을 살려 산·학협력에 정면승부를 걸었다. 삼성전자 두산인프라코어 등 456개 업체와 협약을 맺어 취업특별반을 운영했다. 정규수업이 끝난 뒤에도 밤 10시까지 대기업반 중소기업반 해외취업반 등으로 나누어 기업이 원하는 수준까지 학생들의 취업역량을 높여왔다. 그 결과 다 죽어가던 대학이 완연히 되살아났다.

취업률이 높은 전문대들은 현장 밀착형 교육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취업률 77%를 기록, 3년 연속 전국 1위(졸업생 2000명 이상 전문대학 기준)를 기록한 대구시 소재 영진전문대도 똑같은 케이스다. 20년 전 일찌감치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교육과정을 일대 혁신한 영진전문대는 현재 국내 424개 업체와 협약을 맺고 있다. 주문식 교육으로 학생들의 취업률을 끌어올린 것이다.

대다수 전문대학들이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아 정원조차 채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앞에서는 4년제 대졸에 치이고 뒤로는 고졸에 밀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전주비전대 등 성공하는 전문대학들은 탈출구가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기업 수요에 맞춰 특성화·차별화하는 것 외엔 다른 방도가 있을 수 없다.

정부나 정치권이 전문대 육성이다, 지방대 살리기다 온갖 지원대책들을 쏟아내지만 그건 대학의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스스로 변하는 대학만이 살아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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