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합금리형' 담보대출 1년새 2배 급증

입력 2013-09-12 17:40   수정 2013-09-13 00:16

美 양적완화 종료로 금리인상 전망…당분간 대출 늘어날 듯
< 혼합금리형 : 초기엔 고정금리 + 나중엔 변동금리 >

장기적으론 저금리 기조




대출 금리가 바닥을 치고 들썩이면서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를 섞은 ‘혼합금리형’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 고정금리에 따른 부담을 줄이려는 은행과 변동금리에 의한 리스크를 축소하려는 차입자의 수요가 맞아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혼합금리형이 ‘대세’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혼합금리형 대출 잔액이 지난 1년간 은행별로 최대 두 배 안팎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혼합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이란 전체 대출 기간 중 일정 기간은 금리가 바뀌지 않는 고정금리가, 나머지 기간은 시장금리에 따라 금리가 변하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상품을 말한다. 10년 만기면 초기 3~5년 정도만 고정금리가 적용되고 나머지는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방식이다.

농협은행의 혼합금리형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해 8월 말 4조4897억원에서 지난 8월 말 10조6411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주택담보대출에서 혼합금리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12.1%에서 26.5%로 껑충 뛰었다.

나머지 시중은행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25.5%에서 38.5%로 높아졌다.

순수하게 고정금리 또는 변동금리만 적용되는 대출 상품보다 혼합금리형이 인기를 얻는 것은 고정금리를 선호하는 차입자와 변동금리가 유리한 은행 수요가 절반씩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은 변동금리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금융당국이 고정금리 비중을 늘리라고 주문하면서 변동금리와 섞은 상품 판매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입자로서도 최근 금리 상승기를 감안해 먼저 고정금리로 대출을 이용하다 향후 변동금리로 바꿔도 나쁠 게 없다. 변동금리 전환 시점에 금리가 낮아지고 있다면 그대로 대출을 쓰면 된다. 금리가 높아진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은행이 대출 기간 3년이 지나면 수수료 없이 중도상환을 받기 때문에, 대출을 갚고 다시 고정금리로 갈아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단기 금리 상승…장기 저금리”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가 내년에 종료되면 2015년 이후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때 국내 경기가 급격히 악화하지 않는다면 국내 기준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2015년 이후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 금리가 더 상승할 것”이라며 “이에 대비해 현재로서는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대출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경제 상황이 좋아지고,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면 장기 저금리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영아 기업은행 PB고객부 과장은 “주택담보대출이 10년 이상 장기 상품인 점을 감안하면 장기 저금리를 감안해 향후 변동금리 대출이 더 유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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