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휴대폰과 TV, 냉장고, 세탁기 등의 점유율이 모두 두 자리 수를 넘으며 중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후 수많은 중국 기업들이 값싼 제품을 쏟아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2009년부터 농민들이 가전제품을 사면 보조금을 주는 ‘가전하향’ 정책을 펴면서 현지 경쟁사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삼성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2015년까지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전자업체 5~8개를 키우겠다는 중국의 구상은 삼성전자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는 휴대폰을 제외한 TV, 냉장고, 세탁기 등에선 5% 점유율에도 못 미치며 악전고투하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 토종 업체처럼 값싼 가격으로 맞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지위도 잃지 않고 점유율도 올릴 수 있는 삼성만의 전략이 필요했다.
지난 3월 중국삼성이 발표한 ‘삼성 CSR 시범지역 프로젝트’가 첫 번째 시도다. 중국 내 거점 지역에서 대규모 투자와 사회적 책임활동(CSR)을 병행하는 것으로 시안에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후공정 라인 건설까지 포함해 총 75억달러를 투자하는 시안을 ‘CSR 시범구’로 정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집중하기로 했다.
시안이 속해 있는 산시성이 지난해 중국 내 경제성장률 5위를 기록할 만큼 발전속도가 빠르고 다른 서부 내륙지역을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삼성은 시안을 중국의 서부내륙 연구개발(R&D)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 베이징에 통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중국에 8곳의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라인이 있는 동부나 남부 해안지역에 R&D 센터가 몰려 있다. 삼성은 이번에 ‘시안 R&D센터’를 완공해 이런 지역적 편중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처음엔 시안에서 200여명의 연구인력으로 운영을 시작한 뒤 인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반도체와 스마트폰, TV, 통신장비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시안 R&D센터에서 중국 특화 제품을 연구해 서부 내륙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전진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산시성 주변 대학에 반도체뿐 아니라 첨단 정보기술(IT)을 연구할 수 있는 고급 인력이 많아 이들을 채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삼성과 산시성은 또 ‘정부 지도, 기업 주체, 광범위한 협력, 조화로운 발전’이라는 원칙 아래 앞으로 5년간 CSR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양측이 첨단기술을 발전시키고 국가 발전에 함께 기여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베이징=김태완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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