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이 전기차들, 삼성SDI 없으면 못 달린다

입력 2013-09-12 17:49   수정 2013-09-13 00:25

BMW·포르쉐·페라리 등
유럽 명차에 배터리 잇단 공급




‘BMW와 포르쉐, 페라리.’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로 삼성SDI의 하이브리드카 및 전기차용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삼성SDI가 럭셔리카 브랜드가 몰려 있는 유럽에서 친환경차의 심장에 해당하는 배터리 공급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간) 개막한 ‘2013 프랑크푸르트모터쇼’. 이곳에서 포르쉐는 대표 스포츠카 모델인 ‘911’ 출시 50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신차 ‘918 스파이더’로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차는 최고출력 887마력짜리 2인승 스포츠카이지만 연비가 33.3㎞/L(현지기준)에 달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포르쉐 고위 관계자는 “이 차엔 삼성SDI의 배터리가 들어가 있다”며 “포르쉐에 배터리를 공급했다는 것은 폭스바겐의 까다로운 기준을 모두 만족시켰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 출시될 포르쉐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도 삼성SDI 제품이 들어간다”며 “탑재 차량이 폭스바겐과 아우디 등 다른 브랜드들로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BMW의 전기차 i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i8에도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BMW 관계자는 “i3와 i8은 BMW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며 “카본파이버(탄소섬유)로 만든 차체와 삼성SDI의 배터리 등 동력 계통에 들어간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탈리아 국민 브랜드 피아트는 물론 페라리까지 파고들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피아트의 전기차 모델인 ‘F500e’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지만 이 그룹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페라리부터”라고 전했다. 올해 초 열린 제네바모터쇼에 처음 공개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슈퍼카 ‘라페라리’에 삼성SDI 배터리가 들어갔다는 전언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선 올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화제를 모은 친환경차 상당수에 배터리를 공급한 삼성SDI가 향후 시장확대의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모터쇼에 처음 참가한 삼성SDI의 부스엔 프랑스 르노와 벤츠 모기업인 독일 다임러그룹 등의 고위 경영진이 연이어 방문했다. 박상진 삼성SDI 사장은 “자동차용 배터리에선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기술 혁신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단순히 배터리를 공급하는 차원을 넘어 친환경차 동력시스템을 총괄 개발 및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글로벌 완성차 회사들은 삼성SDI가 세계 최초로 개발해 공개한 ‘48V 시스템용 파워팩’에 주목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되는 인버터와 컨버터, 부스터, 배터리팩 등 동력 발전 및 전달 장치를 하나로 묶은 패키지 모듈이다.

삼성SDI 권종훈 수석연구원은 “기존에 차체 곳곳에 흩어져 있던 부품들을 한곳에 모았기 때문에 차량 실내공간 확보가 용이하다”며 “48V의 전압은 차량 내 전장부품 비중이 커지면서 상승한 요구 전력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크푸르트=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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