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물가의 완벽한 반영은 불가능
박형수 통계청장 hspark23@korea.kr
나폴레옹의 영웅적 면모가 더 부각된 데에는 그의 작은 키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나폴레옹의 키가 작다는 이야기는 그의 시신을 부검한 사람들이 프랑스의 옛날 길이 단위인 ‘피에(1피에=32.48㎝)’를 영국의 ‘피트(1피트=30.48㎝)’로 잘못 부르고 기록하면서 널리 퍼진 것이다. 나중에 바로잡힌 나폴레옹의 실제 키는 157.5㎝가 아니라 167.6㎝이며 이는 당시 프랑스 성인 남성의 평균 키였던 164.1㎝를 웃돈다. 단지 나폴레옹 곁을 지키던 황실 근위대 척탄병들의 키가 컸기 때문에 그가 상대적으로 더 작아 보였던 것이다.
어떤 장수가 병사들을 이끌고 다른 부족을 공격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그런데 적진 바로 앞에 큰 강이 그들을 가로막고 있었다. 장수는 참모에게 강의 수심이 얼마냐고 물었다. 140㎝라는 대답을 듣고 장수는 병사들의 키가 모두 165㎝ 이상이기 때문에 강을 건너도 될 것으로 판단하고 도강을 명령했다. 하지만 병사들은 모두 강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강의 한가운데 수심은 병사들의 키를 훨씬 넘었기 때문이다. 흔히 평균의 함정을 얘기하면서 많이 거론하는 예화다.
소비자물가지수도 단순화하면 개별 물가의 평균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세상의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조사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가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489개의 상품과 서비스 품목을 조사 대상으로 한다. 이 중 지출 비중이 큰 품목에 가중치를 부과해 평균을 낸 것이 소비자물가지수다. 물가지수도 일종의 평균이므로 한계도 있고, 이에 따라 종종 오해가 발생하곤 한다. 발표되는 물가지수와 장바구니로 체감하는 물가 사이의 괴리가 너무 크다는 비판이 바로 그것이다.
소비자물가지수가 가진 평균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생활물가지수와 신선식품지수 등의 보조지표를 함께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지수도 체감이라는 차원에서 개별 가계의 물가를 완벽하게 반영하기는 불가능하다. 이에 통계청은 가정마다 고유한 물가지수 정보를 알려주는 ‘우리 집 물가 체험하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월 소득액과 항목별 지출액을 입력하면 우리 집 물가지수가 자동적으로 만들어지고 전체 가구 및 동일 소득 가구와의 비교도 가능하다.
며칠 있으면 추석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추석 물가와 대한민국 모든 가정의 고유한 물가지수가 모두 안정돼 풍성하고 행복이 넘치는 한가위를 보낼 수 있기를 차오르는 보름달을 보면서 빌어본다.
박형수 < 통계청장 hspark23@korea.kr</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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